<조선>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차기 대선 후보로 영입하려는 정치권의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조선>은 5일자 사설 '반기문 영입하자는 정치권, 부끄럽지도 않은가'에서 "반 총장은 얼마 전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여야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며 "여야가 입도선매(立稻先賣)라도 하듯이 반 총장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라고 지적했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3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우리가 영입해서 (당내) 다른 후보들과 같은 위치에서 경선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과 상당히 가까운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새정치연합) 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는 말도 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 권노갑 "반기문 측근, 야당 대선후보 출마 타진")
앞서 지난달 말 새누리당은 친박계 사람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서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주제로 토론회까지 열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 대선주자 없는 친박, 반기문에게 기웃)
<조선>은 새정치민주연합을 강한 어조도 비판했다. 이들은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만 되면 여기저기서 단발성으로 사람을 꿔다 쓰는 '차입(借入) 정치'에 이골이 난 정당"이라며 "그러고도 실패했던 것은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얼마나 약질(弱質)인지, 상황에 따라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오늘의 100자평' 코너에서도 ‘이번엔 야(野)서 반기문 영입설(說)… 반(潘)측 "기가 막혀"’를 통해 "안철수 약발은 떨어져 안 먹히게 생겼으니 다음 대선에 '반기문 약발'을 쓰려 하는가"라며 야당의 반기문 영입설을 겨냥했다.
<조선>은 여당에 대해서도 "이제 여당마저 인재를 키우고 정책을 다듬으며 스스로 강해질 생각은 하지 않고 야당의 이런 행태를 닮아가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질타했다.
<조선>은 국내 언론과 정치권에서 반 총장을 차기 대선 주자로 지목하는 이유에 대해 "반 총장은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다음 대선 후보로 거론될 만한 경력을 쌓아 왔고 국제관계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온 만큼 여야가 탐낼 만도 하다고 할 수 있다"며 "대선 1년 전인 2016년 말 10년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맞아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여야가 경쟁적으로 입질이라도 하는 듯한 행태를 계속하는 모습은 낯 뜨거울 정도"라며 "정치권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어떻게 하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사회 전 분야가 꽉 막힌 듯한 오늘의 현실을 타개할 것인가이다"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것이야말로 정치인이 존재하는 이유"라며 "정치인들의 한심한 모습에 지칠 대로 지치기는 했지만 동시에 어느 정당이 조금이라도 더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는지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측은 4일 한국 내 정치권에서 확산하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반 총장은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반 총장 측은 이날 배포한 '언론 대응자료'를 통해 "최근 일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반기문 총장의 향후 국내 정치 관련 관심을 시사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 측은 "반 총장은 불편부당한 위치에서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유엔 사무총장을 자신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국내 정치 문제에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여론조사를 포함한 국내 정치 관련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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