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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애도하는 5월의 배우, 5월의 연극 '푸르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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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애도하는 5월의 배우, 5월의 연극 '푸르른 날에'

[언론 네트워크] 5년째 함께한 원년 배우들의 고별 무대

5월이다. 매년 5월, 같은 극장에서 같은 배우들이 같은 연극 무대에 오른 지 벌써 5년째다. 해마다 5월이면 자연스럽게 배우들이 모이고 관객들은 공연장을 찾는다. 녹음이 짙어지는 달 5월을 닮아 관객들의 마음을 물들이는 연극, 5.18을 이야기하기에 더욱 5월과 떼놓을 수 없는 연극 '푸르른 날에(연출 고선웅)'다

제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당선돼 2011년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초연된 '푸르른 날에'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5월이면 꼭 봐야 하는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만든 극은 아픈 상처를 웃음으로 치유하는 특유의 방식을 통해 5.18을 애도한다.

그동안 5.18을 소재로 한 소설, 드라마, 연극, 영화 등 수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푸르른 날에'는 우리 역사의 어두웠던 이 시절을 만화처럼 명랑하게 풀어낸다는 차별성을 갖는다. 민주화, 시위, 투쟁, 고문, 죽음 등 한없이 무거운 소재가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과 유쾌한 언어를 타고 나와 관객들의 웃음을 쉴 새 없이 터뜨린다.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에 한참을 웃다가도 그 웃음 뒤에 감춰진 슬픈 사연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다. 분명 웃기지만 또 분명 슬프기도 해 양가감정에 빠트린다는 점, '푸르른 날에'만의 특별함이다.

작품은 1980년 눈부시게 빛나던 푸르른 청춘의 날, 열렬히 사랑했던 민호와 정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5월 18일 광주민주화 항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동생을 잃은 정혜와 계엄군에게 당한 고문으로 정신이상에 시달리다가 불가에 귀의한 민호가 30년의 세월이 지난 뒤 재회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이뤄가는 동안 희생시켰던 이름 모를 수많은 얼굴들을 떠올리게 하는 한편, 그 안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잊혀져간 '살아남은 사람들'의 인생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갖게 한다. 연극은 살아도 죽음과 같은 삶,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뎌낸 이들에게 위로를 대신한다.

주연에서 앙상블까지, 5년째 중극장 무대를 가득 채우는 배우 19명은 눈빛에 '확신'을 갖고 열연한다. 작품에 대한 확신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져 감동이 된다. 제작자인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가 "우리가 가슴 뿌듯하게 자랑할 수 있는 위대한 공연이 됐다"고 자부한 것이 결코 과언이 아님을 증명해 보인다.

2015년 5월, 초연부터 함께해온 '푸르른 날에' 원년 배우들이 고별 무대를 갖고 있다. 5월이 오면 떠오르는 '대표 연극'이 된 만큼 다음번 5월에도 공연될 가능성이 높지만, 초연 배우들의 얼굴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며칠 남지 않았다.

[공연 정보]
공연명 : 연극 '푸르른 날에'
연출 : 고선웅
공연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공연 기간 : 2015년 4월 29일 ~ 5월 31일
출연진 : 김학선, 정재은, 정승길, 이영석, 이명행, 조영규, 조윤미, 채윤서, 호산 외
관람료 : 전석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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