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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설명적 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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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제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설명적 보론

홍기빈 박사 발제문에 대한 보론

1. 제4차 산업 혁명 논의의 본격적 등장 배경

지난 1월말 스위스의 관광도시 다보스에서 2016년 세계경제포럼이 열렸다. 초기에는 주로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인 모임으로 시작되었던 다보스 포럼은 해가 갈수록 참여의 범위를 넓히면서 정치인과 학자들 그리고 많은 국가들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함께 하면서 논의 주제도 매우 다양하게 확대되어 왔다. 올해에도 수많은 인사들이 참여하였고 매우 광범한 주제들이 논의 되었으나, 그 중에서도 제4차 산업 혁명이라는 주제가 단연코 핵심적 내용으로 부각되었다.

사실 제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는 새롭다기보다는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이미 여러 해 전부터 회자되었으나, '다보스 포럼 2016'을 통하여 화려하게 세계적 관심을 받는 주제로 떠오르게 된 셈이다. 3~4년 전부터 오바마 행정부가 2기로 들어서고 셰일 가스(Shale gas) 채굴 기술의 성공 등에 자신을 얻어 'USA 제조업의 부활'을 선언하면서 미국내 주요 제조산업체들이 전통적으로 강한 유통과 서비스 그리고 소프트웨어 산업을 결합시켜 제조산업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기 시작하였고 오비이락처럼 물리학 박사 출신인 독일의 메르켈 수상이 산업 4.0(Industrie 4.0)을 주창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제4차 산업 혁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2. 제4차 산업 혁명의 정의 및 내용

제4차 산업 혁명의 주요 영역이 컴퓨터기술과 인터넷환경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이를 제3차 산업 혁명과 분리하여 별도로 지칭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3차 산업 혁명이 주로 공장 자동화, 사무자동화, 금융과 물류시스템 혁신 등에 집중하여 이루어지고 개별 기업, 개별 산업, 개별국가단위에서 이루어진 반면에, 제4차 산업 혁명은 기존의 컴퓨터에 로봇기술, 인공지능(AI), 감지기술(remote sensors), 무제한적인 빅 데이터 저장(big data storage), 사물인터넷(IOT)의 등장, 인터페이싱과 인터넷 네트워크 간의 커뮤니케이션(interfacing & communications between internet networks) 등과 새로운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결합되면서 개별적 영역에 머물던 제3차 산업 혁명의 영역이 높은 수준의 통합된 형태 (integrated system of all modern & advanced S&T)을 형성한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화(digitalization), 자동화(automation), 전기전자(E&E(Electricity & Electronics))가 중심 기술로 역할 하게 된다. 동시에 전 세계를 석권한 금융산업과 지구적 차원의 생산거점과 시장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들에 의해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한 지역과 한 산업에 머물지 않고 국가적 경계와 산업별 장벽을 넘어서 전 세계를 기반한 조건에서 이루어진다(End to end loops in integrated space & industry).

예컨대 자본재 및 소비재 시장의 수요가 센서(sensor) 등에 의해 축적된 빅 데이터(big data)를 통해 컴퓨터시뮬레이션으로 분석되어 기존 제품의 생산 및 새로운 제품의 기획 자료가 되고 유연하게 자동화된 무인시설을 통하여 생산되며 역시 무인화된 물류적 체계와 거점을 통하여 시장과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이 과정에서 생산 및 서비스 설비의 운영상태와 조건이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종합되어 최적의 적정관리와 정비를 시현하게 된다. 예컨대 하늘을 나는 점보 비행기의 엔진과 주요 부품 상태가 1초 단위로 항공사와 공급업체에게 실시간으로 제공되어 언제 무슨 제품의 어느 부품이 교환 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내에 설치되어 있는 발전소의 GE 주요설비에 대한 운용정보가 원 공급자인 GE의 미국 내에 있는 종합진단센타에 실시간으로 제공되어 원격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는 미국 현지에서 조치되며, 현장에서 조치해야 할 사항은 실시간으로 현장 기술자에게 통보되어 처리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가뿐만 아니라 임금이 저렴한 중국 등 국가에서도 다른 형태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세계 철도산업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차량바퀴(wheel set) 생산 공장의 경우, 각 차량의 운용상태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종합되어 매일 생산해야 할 수요량과 사양이 무인과정을 통해 생산에 투입되며,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 되어 14억 인구가 사용하는 철도 차량의 바퀴를 생산하는 현장에는 매 시프트(shift) 별 10명 남짓한 종업원만이 일하면 충분하게 된다.

3.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

미국은 이미 세계적인 독점을 형성한 소프트웨어 및 정보산업을 기반으로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GE를 중심으로 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IIC)을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GE 회장은 GE가 더 이상 전통적인 제조업체가 아닌, 소프트산업 회사임을 선언한다. 반면에 아이폰(i-phone) 생산업체인 애플사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컴퓨터(mobile computer)로 정의하면서 무인 자동차생산을 암시하기도 한다.

독일의 대표주자인 지멘스(Siemens) 사는 2015년 하노버 산업 전시회에 Industrie 4.0에 기초한 중형 규모의 생산공장 및 기업운영모델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도전의 문울 열었음을 선언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강세인 첨단 로봇 산업에 전략적인 집중을 하면서 새로운 산업의 핵심영역을 차지할 기세이며, 중국은 거대한 인구와 시장을 배경으로 '향후 10년 계획(next 10 years projects)'을 통해 세계 제조업의 중심적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각종 자동화 산업에 치중하고 있다, 예컨대 산업용 표준 로봇이 유럽과 일본에서 2~3억 원대의 가격을 형성하는데 반하여 중국은 1억 원 미만의 로봇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인도 역시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정보기술 및 소프트웨어(IT & software) 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워 나간다.



4. 논쟁의 주제들

일부 학자들은 컴퓨터 산업 및 인터넷 환경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증기기관으로 움직였던 철도 산업에 못 미치며, 제4차 산업 혁명보다 제2기에 만들어진 세탁기의 발명이 훨씬 중요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제 인류는 전대미문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이를 러다이트 운동의 예처럼 돌이킬 수 없는 과정으로 파악한다. 문제의 핵심은 이전의 산업 혁명들은 노동과 일자리를 새로운 형태로 전환시켜 왔으나 (예컨대 1차 산업 혁명은 농업 중심에서 공장제 제조업 육체노동으로, 제2차 산업 혁명은 근육질 노동에서 사무직 관리직 업무로, 제3차 산업 혁명은 서비스와 지식산업 중심으로 이동시키면서도 과거보다 더 많은 일자리들을 만들어냈다), 제4차 산업 혁명은 기존의 일자리 형태를 바꿀 뿐만 아니라, 많은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필요하지 않는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점이 매우 중대한 주제이다!

아직 진행 중이며 많은 논쟁과 토론이 진행 중인 주제에 섣부른 예단은 피해야 할 것이지만, 그동안 나온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논쟁점들을 나열해 본다.

a, 세계적 규모의 독과점 가능성과 새로운 분업(division) 형성의 위험

산업4.0(Industrie 4.0)의 통합적 종합적 기능은 기존의 산업체계에 비교할 수 없는 효율과 성과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그러한 성과가 모든 국가와 개개인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인류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행과정에는 기업간 국가간 개별단위의 생존전략과 결합되어 경쟁과 탐욕으로 상호간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다.

우선 핵심적인 중앙 정보센터의 투자 규모만도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나아가 이후 요구되는 기술 투자의 천문학적 규모를 감당하기 위해, 위에 언급하였듯이, 세계 최대 제조업체인 GE조차도 다른 분야의 기업과 연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며, 투지 규모를 상쇄하기 위해 경쟁사였던 프랑스의 알스톰(Alsthom)사를 합병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유럽 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독일의 거대기업인 지멘스(Siemens) 그룹만이 실행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더구나 핵심기술인 정보산업,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환경을 미국이 장악한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제국주의의 위험성조차 내재되어 있다. 최근에 구글 등 미국계 기업과 중국 및 유럽 국가들간의 갈등은 이를 암시하고 있다 할 것이다. 세계 5위권의 경제대국인 중국, 일본 및 인도 등만이 국가 단위의 지원과 전략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나 할까? 대부분의 국가와 기업들은 종속적인 위치에 부분적 영역에 한하여 협력을 구해야 할 형편이다. 현재 우리가 흔히 디지털 격차(divide)를 이야기하듯이 미래에 형성될 산업4.0(industrie 4.0)은 그 규모와 기술적 수준에서 국가간, 기업간, 지역간 새로운 격차(divide)를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할 것이다.

b.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이미 언론매체에 보도되었듯이 OECD 국가를 기준으로 500만 명 정도가 수년 안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제3차 산업 혁명의 진행과정에서 형성되어 온 중간수준의 관리직(기술자를 포함하여 middle level skilled labors)의 약 50% 정도가 조만간에 일자리를 잃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대부분의 직업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진다고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기존의 산업 혁명이 보여 주었듯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면서 기존의 직업군을 대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로봇과 AI가 해낼 수 있는 영역에서는 더 이상 인간이 일할 기회가 없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바둑 기사 이세돌과 수퍼컴퓨터 간의 바둑대결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배경이기도 하다. 제4차 산업 혁명이 만들어내는 기술 영역과 인간만의 영역 간에 절충과 타협이 가능할 수 있을까? 반복적이고 표준적이지 않은 직업으로 혁신가, 발명가, 정보분석가, 의사결정자(innovator, inventor, data analyzer, decision makers), 그리고 문화예술적 활동 등은 지속될 수 있는 것인가? 현재로서는 아무도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답변일 것이다.

c. 교육 및 일상에 미치는 영향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미래의 교육에서는 암기식 주입식 교육은 전혀 무의미해진다. 판사의 판결보다도 시스템이 내리는 판단이 더 공정하고 투명할 수 있다. 단순한 회계학 역시 미래에는 온라인 이카운트(on-line ecount)에 자리를 내준다. 따라서 미래의 교육은 제공된 정보와 지식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창의하는, 한마디로 제공된 기술이 스스로 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이동해야 할 것이다. 산업체계 내에서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판단하고 명령하는 고숙련 노동자(high level skilled labor)군과 의사결정자(decision makers)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업무시간도 대폭 단축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산산업레짐에서 해방된 영역 - 교육, 문화, 연구, 취미, 운동, 사회활동 등에 시간을 보내게 될지 모른다.

핵심은 새로운 산업체계 속에서 생산되는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수요와 순환의 과정을 사회적, 정치적, 국제적으로 합의해 내지 못하면 제4차 산업 혁명은 공룡과 같은 존재로 재앙 속에 스스로 붕괴될 것이다. 미국 대선 가도에서 보여주는 버니 샌더스의 예언 같은 외침, 유럽 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기본 소득에 대한 요구와 제안, 건전한 시장질서와 공동체로서 사회국가에 대한 전망 등은 이러한 새로운 사태를 예감하는 시대의 자각인지 모른다.

d. 지도자의 책임(Leadership responsibility in decision making & governing process)

다보스 포럼의 주요 토론을 담은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한결같이 인류 미래에 대한 지도자들의 책임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A world without works?, The transformation of Tomorrow, etc). 개별 단위, 기업 단위, 사회 단위, 국가 단위 그리고 국제 단위의 지도자들의 역할을 요청하고 있으나, 그 중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경영진 그리고 사회적 책임(CRS)이 핵심적 주제일 수밖에 없다. 특히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주주 중심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와 지구의 미래, 특히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와 환경조건을 기업경영의 본령으로 가장 중요한 전략목표로 삼도록 하는 지배구조의 전환이 주요 주제로 등장한다. 과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는가? 그래도 이러한 주제들이 국제적 규모의 포럼에서 스스럼없이 토론되었다는 사실에서 새로운 희망은 시작된다고 위로를 삼는다.

e. 다시 한국의 현실로

No comments – 침묵과 성찰만이……그래도 한마디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나라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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