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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홍영이 신임 9급 공무원 …46세 늦깍이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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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홍영이 신임 9급 공무원 …46세 늦깍이 합격

"나에게는 절실함과 성실함이 가장 중요했다"

“삶의 질곡에서 가장 공평하고 평범하게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은 공무원이라 생각했다. 국가에 대한 충성과 국민에 대한 봉사도 중요하겠지만 내 자녀들에게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더 큰 의미로 여겨졌다”


2016년 산청군 신규 공무원으로 임용된 홍영이 씨(산청군청 오부면 주민센터)는 올해 만 46세로, 조카와 딸 뻘인 45명의 동료들과 함께 신임 공무원으로써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있다.

홍 씨의 이력은 특별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학창시절을 제주도에서 보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해 덕성여대 국문과 진학을 한다. 대학 졸업 후 공무원 시험에 응시 지난 1997년부터 다음해까지 2년간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 시절 지리산 등산을 오게 돼 산청의 유려한 자연 환경에 반했고 이것이 산청과 인연이 돼 산청 출신인 남편을 운명처럼 만나 산청과 결혼을 했다. 지난 공무원 생활 중에도 늘 산청을 동경했다는 그는 1999년 남편을 만나 결혼 후 전업주부로서 자녀 양육에만 전념했다.

▲ 홍영이 씨가 카메라 렌즈를 당차게 바라보고 있다 ⓒ산청군

“살아온 지난 세월은 너무나 팍팍했고 힘이 들었다. 하지만 남겨진 자녀를 위해 40대 중반의 나이에 안정된 직업은 공무원이 유일했다”


그러던 중 크나큰 슬픔을 맞이하게 된다. 산청을 사랑해서 산청과 연을 맺어준 사랑하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게 된다.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과 슬픔이었지만 홍영이 씨는 남겨진 두 딸을 위해 속으로 아픔을 삼키며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두 딸을 바르게 키워냈다.


지난 2011년에 남편의 고향인 산청으로 이사를 온 홍 씨는 그 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4번의 낙방 끝에 꿈을 이룬 홍 씨는 이주 초기에 이웃들로부터 오해도 많이 사기도 했다. 매일 아침 가방을 메고 도서관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서면, 이웃들은 매일 등산만 다니는 사람이라 수군거렸다. 오로지 공부를 위해 이웃들과의 교류도 단절했다는 그는 “이제부터라도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 살아야 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나에게는 절실함과 성실함이 가장 중요했다. 두려웠지만 내 자녀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결단, 4년간 준비 끝에 올 해 시험에 합격했다”


홍영이 씨는 “공무원을 준비하면서 유명한 말이 있다. 바로 ‘포기하지 않으면 붙는다’라는 말이다. 이 말을 마음 깊이 새기며 공부를 했다. 그 결과 4번의 실패 끝에 5번 만에 합격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홍 씨의 불굴의 4전 5기 정신은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전에 대한 두려움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공무원에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배경 없이 도전하는 자에게 최선의 방법이자 가장 공평한 기회다. 나이가 들어서 힘들다. 배경이 없어서 힘들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새로운 일터인 오부면사무소는 면장님 이하 모든 직원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로 따뜻하게 대해 준다. 어쩌면 기가 죽을 수 있는 나의 모습에 힘을 주는 모든 직원이 너무 고맙다. 빠른 시일 내에 업무 능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 내가 할 일이다”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새로운 삶을 위한 수년간의 노력과 도전 끝에 꿈을 이룬 그는 오늘도 공무원의 임무를 다하며 청정골 산청에서 아름다운 미래를 펼치고 있다.


그의 앞 날에 찬란한 무지개가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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