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생비량면 일원에 조성 중인 화현농공단지가 오는 6월 준공을 앞두고 행정과 업체 및 지역 주민간에 상호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산청군이 업체와 지역 주민간 갈등해소를 위해 마련한 주민간담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상호 타협점을 찾지 못한채 원점에서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는 화현마을 이장 A씨를 비롯한 주민 20여명과 군 담당공무원, 업체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나 업체 대표인 B씨가 간담회 장에 참석도 하지 않은 채 현장분위기만 살피다 사라졌고 주민들이 대화를 시도하고자 수차에 걸쳐 통화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아 사실상 합의가 무산됐다.

주민들은 "공단 조성 부지를 1.5m 성토 하게 되면 우천시 공단 인근에서 고인 물이 역류해 마을이 저수지가 된다"며 "성토 높이를 낮춰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도로변 소하천을 복개하면 주민들이 통해하는 도로가 침수 돼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며 "복개는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용도 산청군 신성장담당은 "기술적인 부분은 감리업체에 자문을 구해 봐야겠지만, 당초 배수를 위해 800mm관을 매설하도록 설계돼 있었으나, 주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1000mm짜리 파형강관으로 변경했다"며 "법적으로도 하자가 없으며 실제 주민들의 우려하는 우천시 배수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배수로 복개와 관련해서도 "현행법상 조성중인 농공단지에서 기존 도로에 진입하려는 차량이 달리는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부라도 복개해 진입도로를 만들어야 준공이 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체 대표가 참석치 않은 상황에서 군 관계자와 감리업체의 설득만으로는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마을 이장과 주민들은 "산청군과 생비량면사무소를 찾아 수차에 걸쳐 민원을 제기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업체 대표 조차도 만날 약속을 하고 찾아갔지만 피하기만 할 뿐 이렇다 할 답변을 주지 않아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주민 서 모 씨 또한 "토지 매입 단계부터 이 사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낱낱히 지켜봐 왔다. 업체의 사탕발림에 속아 넘어간 것 같아 너무 억울하고 시간을 거스를 수만 있다면 원 상태로 되돌리고 싶다"고 탄식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군 담당자는 "행정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당사자끼리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오늘 간담해를 주선하게 됐다"고 말해 군이 주민과 업체간의 갈등과 관련해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화현농공단지 조성 사업은 업체의 자금난으로 인한 공기의 연장 및 성토재로 석탄재를 활용해 토양 오염과 침출수 유출 등으로 인한 2차 피해 우려 관련 언론보도로 잡음과 진통을 겪어 오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산청군의 인.허가 사업이 민원해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밀어부치기식으로 추진되고 있어 군민들이 행정에 대한 피로감과 신뢰를 잃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발전 추진 동력에 찬물을 끼엊고 있는 실정이다.
화현농공단지 조성사업은 사업면적 8만7737㎡(국공유지 1만2796㎡, 사유지 7만4941㎡)에 총사업비 120억원(국비 18억6100만원, 도비 1억7600만원, 군비 8900만원, 민간자본 98억 7400만원)을 들여 (주)케이와이텍이 시행사로 민간개발방식(실수용자)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그동안의 조성 공사 추진사항은 화현농공단지 계획(지정)승인 및 지형도면 고시(2013년 3월 28일)를 시작으로 화현농공단지 착공(2016년 4월 11일), 화현농공단지 계획변경 승인(2016년12월 13일)을 거쳐 오는 6월 준공할 예정에 있다.
한편, 군은 화현 농공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대구 인근의 섬유제품 제조업과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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