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믿고, 누구한테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 간담회장에서 만난 경남 산청고 2학년 학부형 A씨(삼장면)는 “마땅한 곳이 있으면 전학이라도 보내고 싶지만 평생을 함께 할 교우 관계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고 기숙사도 걸림돌로 작용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한탄했다.
최근 경남 산청고등학교는 학생 4명이 전학을 가는 등 컨테이너 교실 사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학생과 교사 사이에 집단 아토피 피부염 발생과 두통 호소, 천식 등 피해사례가 속출하면서 학부모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산청고등학교 컨테이너 교실. ⓒ프레시안 장인영
이에 산청고는 직면한 사태 수습과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해 ‘임시교실 환경개선 방안과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간담회’라는 제목의 문자를 전체 학부모에게 발송하고, 지난 20일 산청교육지원청 3층 대회의실에서 거점학교 공사로 인한 컨테이너 교실 문제 해결을 위한 학부모-학교-교육청간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학부모을 비롯한 산청군의회 이승화 의장, 경남도교육청, 산청교육지원청, 산청고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먼저 사회자의 산청고 임시학생배치 사업의 추진현황 보고에 뒤이어 학부형들의 열띤 질의와 관계자의 답변이 1시간 30분 간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문제만 드러내고 해결방안은 마련 못한 채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과 불안만 키운 대안 없는 간담회였다"고 지적하고 "우리 아이들을 제발살려달라!"며 호소했다.
▲ 산청고등학교 이기홍 교장이 ‘임시교실 환경개선 방안과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간담회’에서 학부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레시안 장인영
‘교실을 옮겨 달라’는 학부모 측 요구에 도 교육청 관계자는 ‘보강하겠다’ 는 답변만 내놓자 이에 답답함을 느낀 학부모는 “동문서답하지 말고 직접 학교에 가서 하루 종일 아이들과 생활해 보라”며 항의가 이어졌다.
특히, 한 학부모는 “가장 우선시 해야 할 아이들 건강이 내년을 위해 희생돼서는 안된다“며 “인근 학교로 전학가는 학생이 이어지고 집단 아토피 피부염 발생과 두통 호소, 천식, 비염, 눈・목의 통증 등을 아이들과 교사가 호소하고 있는데 교육계 측은 예산확보에 시간이 걸린다며 예산 타령만 하고 뒷짐만지고 있다”며 “탁상행정만 하지말고 예비비 등 긴급 예산 투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이승화 산청군의회 의장은 “오늘까지 4명이 전학을 가고 피해 교사 일부는 일반 건물로 옮겼다는데 면역력이 취약한 학생들은 여전히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있는 컨테이너 교실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들었다” 며 “세월호 참사 때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다고 생각하느냐. 배로 치면 선장인 교장, 교감이 왜 컨테이너에 함께 남아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앞으로 1년 동안 아이들 교실은 어떡할 건지 대안은 있느냐"며 "군수와도 상의 했지만 군비를 들여서로라도 새 교실을 마련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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