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에 당할 박지원이 아니다"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공격이 시작됐다. 박 전 원내대표는 31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등 정권 핵심 연루설을 제기했다.
박 전 원내대표의 타겟은 지난해 삼성꿈나무재단, 그리고 포스텍이 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1500억 원 이상의 거액을 투자한 것과 관련한 여권 실세 연루설이었다. 실제 검찰은 소망교회 장로 출신인 박태규 씨가 정치권 인사로부터 "(부산저축은행 부실화는) 유상증자를 하면 (해결) 된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박 씨는 현재 해외로 도피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에서 "도피성 출국을 한 박태규 씨는 현재 청와대에 있는 두 사람, 그리고 정부 핵심인 한 사람과 막역한 사이로 로비스트"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조영택 의원도 "박 씨가 2010년 포스텍과 삼성꿈나무재단의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유상증자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도가 나온다"며 "박 씨는 청와대에 지인이 있어 로비스트로 활동했다고 알려졌다. 청와대에 대통령 비서실 김두우 비서관과 연관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김두우 비서관을 거론한 후 "혹시 박 씨와 아는 사이인지, 그리고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박 씨로부터 어떤 협의를 받은 적 있는지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선숙 의원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캠코(자산관리공사) 연루설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6월 말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의 1500억 원 규모의 출자, 캠코의 5700억 원 규모의 (부산저축은행그룹) 채권 매입이 이뤄졌고, 부산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한달 전인)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이 저축은행 부실 관련 전수 조사 보고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것과 (캠코의 채권 매입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부산저축은행 부실을 알고도 위험을 무릎쓰고 투자를 감행했다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압력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이어 "(2010년 4월에) 감사를 종료해놓고 영업정지(2011년 2월)까지 8개월 동안 (조치가) 지연됐는데, 이 대통령이 무슨 지시를 했길래 그 이후 시간끌기가 가능했는지, 아니면 이 대통령은 왜 가만히 있었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부실 문제로 영업정지를 당한 삼화저축은행 감사를 맡았던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정진석 수석은 똑똑히 들으라. 나는 정진석 수석과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 누구와 같이 어울린다는 것, 어디를 가서 골프를 친다는 것도 다 (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우정힐스 골프장', '청담동 한정식집' 등 장소를 공개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