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미국을 방문해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영입을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박근혜 전 대표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원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안에서 경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던 중 워싱턴 근교의 한 음식점에서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안철수 교수는 나보다 10배 이상 한나라당에 적합한 사람으로 한나라당이 너무 노력을 안 해 정치하려는 사람을 다 뺏겨서는 안 된다"며 안 원장 영입론을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어 박 전 대표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회창 대세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회창 총재 때 대선 두 번 모두 대세론이 지배했지만 DJ에 이어 노무현에게까지 지니 너무 허망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회창 대세론 때보다 훨씬 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박 전 대표 본인은 부인하지만 당내에 명백하게 친박인사들의 세가 형성돼 있다"며 "(박 전 대표가 포기해야 할) 첫째 기득권은 공천권이지만, 둘째 기득권은 내년 대통령 후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상대 당(야권)은 기둥과 서까래까지 뽑으려 하는데, 안철수 같은 사람이 한나라당에 들어와 경선을 하려면 지금의 (경선) 구조는 답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당 인적쇄신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사람을 모으려면 안방과 아랫목을 싹 비워야 한다"며 "영남과 서울 강남지역을 싹 비우고 비례대표 자리도 모두 비워 당선 안정권 60∼70석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인재에게 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을 바라보고 안철수 원장을 영입해야 하고, 이를 위해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2005년 만든 당 개혁 안까지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전 대표 존립 근거를 뿌리까지 흔드는 발언이다.
친박계는 이같은 '안철수 영입론', '박근혜 기득권 포기론'을 '박근혜 흔들기'로 보고 있다. 전날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를 흔들다가 밤송이에 맞아 머리통이 터진 사람이 많다"며 "인위적으로 흔들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밤송이를 맞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심 대권을 향해 움직여 온 김 지사 본인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때리기'를 통해 몸값을 올리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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