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요트 구입과 여행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졌다. 외교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정부 지침을 사실상 무시한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3일 KBS는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출국 전 이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까지 항해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이 전 교수는 블로그에 "유럽에 있는 뉴욕 알루미늄 보트 '캔터51' 선주의 답이 왔다. 10월 3일에 보자고 한다"면서 항해 준비 계획을 밝혔다. 캔터51은 캔터라는 회사에서 만든 세일링 요트다.
이 전 교수는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이 '강 장관이 별다른 말 없었냐'고 묻자, "서로 어른이니까. '놀러가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에 있는 사람 가족인데 부담이 안 되냐'고 묻는 질문에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3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이 기간 중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우리 국민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외교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적 유행(팬데믹·Pandemic) 선언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지속 등을 감안해 지난 3월부터 여행경보 2단계 이상 3단계 이하에 준하는 경보를 7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여행 취소를 권고한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업무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 요트 구매를 위해 출국길에 오르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강 장관이 이 교수의 여행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는지를 두고서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3월 정기재산변동에서 배우자가 2500만 원 상당의 세일링 요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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