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남원의 아막성(阿莫城)에서 신라시대 대형 집수시설이 발견됐다.
이번 집수시설 발견은 고고학적으로 아막성(阿莫城)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남원시에 따르면 아막성은 봉화산(919.6m)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린 산줄기에 위치한 퇴뫼식 석축 산성이다. 둘레 640m로 전북 동부지역에 분포하는 고대 산성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아막성은 20여년 간 철산지인 운봉고원을 차지하기 위해 백제와 신라가 치열하게 각축을 벌였던 역사적 장소로,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문헌사적으로 추정됐던 아막성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발굴 조사에서는 집수지 1기와 도수로, 목주열의 잔존현황이 확인됐다. 집수지는 길이 9.5m, 너비 7.1m, 최대깊이 2.5m로 전북지역 최대급에 해당한다.
집수지 주변으로는 외부에 이물질이 직접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도수로가 폭 50㎝ 내외로 축조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또 도수로 일대에는 집수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구조물의 흔적으로 보이는 목주열이 9기 확인된데 이어 집수시설의 내부에서는 삼국~나말여초기에 이루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출토된 유물은 6세기 중반~7세기 전반께 제작된 신라 토기로 아막성의 축조·운영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기록상 등장하는 아막성의 운영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출토된 유물 중 칠 원료가 담겨져 있는 출토된 그릇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손꼽이는 남원칠기 문화의 전통과 역사성을 복원할 수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출토된 목제 유물의 경우에는 글씨가 새겨진 목간과 목검이 출토돼 주목을 끌고 있으며, 동물 유체는 곰, 말, 소, 자라 등이 확인돼 당시 군사들의 생활방식은 물론, 식생 환경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곰 유체의 경우에는 신라 월성에서 출토된 예가 있는데 '삼국사기' 기록에 "신라인들이 곰의 가죽으로 장군 깃발을 만들었다"는 기록에 등장하고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남원시는 집수시설 내부에서 확인된 목간에 적혀 있는 글자를 판독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적외선 촬영 등을 시행하고, 학계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아막성 목간의 정확한 성격을 규명하는 동시에 과학적 분석방법을 통해 아막성의 절대연대를 파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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