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사태로 비화하는 미얀마 민주화 시위. 이 비극을 멀리서 지켜봐야 하는 한국 내 미얀마인들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오랜 군부 독재를 밀어내고 민주정부가 들어선 지 불과 6년 만에 다시 일어난 쿠데타와 속속 들려오는 희생자들의 소식은 먼 타국에 있는 이들에게 유독 더 아픈 듯했다.
25일 주한미얀마청년연대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서울 주한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명분 없는 군부가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슷한 민주화 과정을 거친 한국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아울러 통신 불안으로 현재 미얀마의 상황은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으며, 희생자가 외신에 알려진 4명이 아니라 12명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얀마는...
1962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는 53년 동안 독재를 이어갔다. 1988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지만 이를 진압하고 신군부가 등장했고, 2007년에는 승려들이 주축이 된 '샤프란 혁명'이 일어났지만 진압됐다. 끊임없는 민주화 요구 끝에 2015년 자유선거가 실시돼 아웅산 수치를 비롯한 야당이 집권에 성공했지만 군부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헌법을 바꾸지는 못했다. 2020년 치러진 총선거에서 다시 민주세력의 집권당이 압승하자 군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헌법에 명시된 국가비상사태 조항을 근거로 군이 1년간 통치한다는 명분이었다. 시민들이 시민불복종운동과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군부는 통신 차단, 계엄령 선포와 실탄 지급 등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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