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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진보-좌파의 전망을 찾는 <더레프트>를 창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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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진보-좌파의 전망을 찾는 <더레프트>를 창간한다  

[기고] <더레프트> 창간준비호에 부쳐

자본주의 위기, 팬데믹 위기, 기후위기 등 위기가 넘쳐나는 속에서 자본과 국가는 제국주의 경쟁, 지정학적 경쟁, 기술 경쟁을 무차별적으로, 전방위적으로 벌이고 있다. 2001년 9.11 사태 이후 반세계화, 반전운동이 펼쳐지고, 2008년 이후 북아프리카/중동 혁명, 미국에서의 점령하라 운동, 유럽에서의 광장운동이 등장했으며, 이 시기에 한국에서는 '희망버스'가 활기를 띠었다. 그 뒤 영국에서의 브렉시티, 미국에서의 트럼프 현상, 프랑스에서의 사회당 몰락 등이 나타났다. 그리스의 시리자, 스페인의 포데모스, 남미의 대중운동, 한국에서의 촛불시위 등 역동적인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와 함께 이른바 포퓰리즘 현상이 좌우 세력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정세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는 여전히 대중의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현실사회주의'가 남긴 문제가 아직 해소되고 있지 않는 속에서, 세계적 차원에서 '좌파'(사회주의/혁명) 세력의 정치적 영향력이 좀처럼 성장하고 있지 못한 탓이다. 한국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한국사회의 경우는 사회주의라는 용어의 사용조차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진보(사민주의)'도 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비하면 노동자민중의 투쟁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문제를 대중이 아니라 정파에게서 찾아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 제 '진보-좌파' 정파가 발행하고 운영하는 매체와 사이트가 있지만 거의 대부분 사실상 '조직 내부용' 차원으로 일방통행식 전달에 그치고 있으며, 당연히 정파 사이의 의미 있는 교류나 논쟁은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상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대중은 그만두고라도 활동가들과의 소통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현재 '진보-좌파' 운동이 놓인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진보-좌파' 운동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진보'와 '좌파' 사이도 그것이 운동 차원이든, 소통 차원이든을 막론하고 사실상 단절되어 있다. '좌파'는 '진보'에 대한 개입을 포기한 상태이며, '진보'는 애초부터 '좌파'를 변수로 여기지 않았다. 이는 결국 전체 '진보-좌파'의 정치력을 약화시키고, 그 각각의 성장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실천과 이론 모두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존하는 정파/조직/단체/연구자에게만 이를 맡길 수 없다. 그들은 기존 관성과 폐쇄성에 갇혀 있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열린 사고, 개방적 태도를 가지면서도 혁명에 대한 지향과 열정을 품은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 방식을 새롭게 시도해야 한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 방식은 정파/조직/단체/연구집단에의 소속한 사람이라도 그 자신만 취지에 동의하고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함께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더 레프트>를 발간하는 이유다.

부족하고 모자란 건 매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더레프트>는 기존의 매체에 더한 n분의 1이 되기를 거부한다. <더레프트>는 매체의 매체, 즉 메타 매체를 지향한다. <더레프트>는 기존 매체를 부정하거나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기존 매체를 환류시키고 긴장케 하려 한다. 그 속에서 기존 매체의 절대성을 상대화하고자 한다.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이 원칙이 아니다. 옳은 것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 무엇이, 누가 옳은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끊임없이 옳은 것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정파가 옳은 게 아니라 옳은 것을 계속해서 찾는 것이 정파다. 정파를 재생산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운동을 재생산하는 데 기여하는 정파가 되어야 한다. 정파를 확장하려는 것이 때로는 운동의 진전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된다.

<더레프트>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한다. 좌파로서의 정체성이 문제가 될 게 없다. <더레프트>는 좌파라서 옳은 게 아니라 옳아야 좌파라 생각하며 어떤 정파, 매체의 것이든 옳은 것은 취하려 한다. 비판과 논쟁은 옳음을 찾기 위한 여정이자, 과정이다.

<더레프트>가 지향하는 편집방향을 비롯한 나머지 구체적인 이야기는 추후 창간호를 위해 남겨 두려 한다. 그에 대한 대강의 짐작은 준비호를 통해 일부 확인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동인지나 정파지를 지양하려는 것이다. 당연히 그것들도 나름의 필요가 있으며 중요하다. 이것들과 공존하려 한다. 다만 경계를 짓되 경계를 고정하지 않기를 주문한다. 경계가 도약을 위한 발판이 아닌 지키기 위한 울타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준비호 발간은 시작을 위한 시작이다. 턱없이 부족하고 성에 차지 않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심정으로 용기를 냈다. 말하고 싶은 조바심도 일조를 했다. 비록 독자를 찾아 나서지만 아직은 한참 내부용이다. 열린 플랫폼으로 가기 위한 도정으로 받아주기를 당부한다. 이제부터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조언을 구하고, 함께 해 주기를 요청하고자 한다.

<더레프트> 창간준비호 목차 

□ 특집 : 2022년 대선과 진보-좌파

- 2022년 대선, 어떻게 볼 것인가 / 배성인

- 민중경선을 통한 진보-좌파 대선 단일후보 운동 평가 / 고민택

- 진보정당운동,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하자 / 이득재

- 2022년 선거 정국에서 사회운동의 번민과 향후 10년의 과제/ 홍명교

- 2022년 한국 대선과 적녹보라적 전환: 체제의 전환을 향하는 국가정치의 비전과 가치가 필요하다 / 고정갑희

□ 현장의 목소리

- 이동권 투쟁 21년,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비장애중심주의로 점철된 차별의 바퀴를 멈춰라! / 이재민

- 다시, 평등을 궁리하며 나아가기 / 지오

- 대학 무상화-평준화의 필요성과 운동 경로 / 임순광

□ 좌담: 러시아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좌담 / 배성인, 김석정, 나현필, 이원웅, 임필수)

□ 글로벌 이슈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사회의 전망 / 손미아

- 칠레 좌파들의 집권과 위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안준호

□ 문예비평

- 윤소영의 관념론적 궤변을 비판한다 / 하태규

- 노동자 계급과 권리찾기 / 한상균

- 서평: 정보라, <저주토끼>(아작 펴냄, 2022)

▲ <더래프트> 창간준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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