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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논 갈아 엎은 전북 농민…"쌀값은 목숨값, 다 죽으라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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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논 갈아 엎은 전북 농민…"쌀값은 목숨값, 다 죽으라는 말이냐"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논갈아엎기 투쟁 현장에서는…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이야기냐? 오죽하면 팔십 노인이 땡볕에 나와 투쟁하겠다고 하겠느냐?"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용동면에서 50년 동안 농사를 지었다는 김복수 옹(83)은 20일 화가 대단히 나 있었다.

폭등하는 생산비, 폭락하는 쌀값, 넘치는 수입 농산물, 불어나는 농가부채 등등. 농민을 둘러싼 환경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전북도연맹 등이 논갈아엎기 투쟁에 나선 전북 익산시 춘포면 덕실리의 논에는 9월 수확을 앞둔 벼들이 익어가고 있지만 농민들의 표정엔 절망만 가득한 상태이다. ⓒ프레시안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이 이날 오전 10시 익산시 춘포면 덕실리의 한 논에서 논갈아엎기 투쟁을 선포한 장소에서 만난 김 옹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80㎏짜리 한 가마에 24만 원은 되어야 수지타산이 맞는데 지금 쌀값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농민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 아니냐."

산지 쌀값(80kg 기준)이 바닥을 모를 정도로 폭락하면서 농도(農道) 전북의 농심이 뿔났다. 지난 7월 하순에 17만9500원대까지 추락한 쌀값은 이달 15일 기준 17만7740원까지 주저앉았다.

▲익산시 용동면에서 50년 동안 농사를 지었다는 김복수 옹(83)은 20일 화가 대단히 나 있었다. 그는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이야기이냐?"고 정부에 항의했다. ⓒ프레시안

작년 10월 초 기준으로 약 4만원 정도, 18% 가량 대폭락한 셈이다.

문제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대로 가면 통계조사 이래 최악으로 폭락했던 2022년 9월의 한 가마당 15만5000원보다 더 나빠질 것이란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김영재 익산시농민회 회장은 "통계청의 시장가격이 17만8000원 수준이라는 말이지 현재 시장가격은 아예 형성조차 되지 않는 상태"라며 "쌀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가격을 후려치는 상황도 벌어져 농민들은 더욱 극단으로 내몰고 있다"고 술회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구곡과 신곡을 합쳐 공공비축미 45만톤을 매입한다고 하는데 큰 의미가 없다"며 "구곡시장을 완전히 격리하지 않는 한 모든 정책은 의미가 퇴색될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쌀값폭락에도 대책이 없는 윤석열 정부에 분노한 전북 농민들이 논갈아엎기 투쟁에 돌입했다.

지난 9일과 19일 경남과 전남지역 농민들이 자식같이 정성을 들여 키운 벼를 갈아엎은 데 이어 이날에는 전북의 농민들이 동참하며 논을 갈아엎었다.

익산시 춘포면 덕실리의 한 논에서 논갈아엎기 투쟁이 선포됐고 농민들은 "식량주권 포기하고 쌀값폭락 조장하는 윤석열 정권은 퇴진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북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전북본부 등 논갈아엎기 투쟁 참가자 450여명은 이날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며 "2023년 재고미 20만톤을 즉각 시장에서 격리하고 식량주권을 확보하라"고 주장했다.

전북 농민들의 눈에는 절망의 눈빛이 완연했다.

자신의 논이 갈아 엎어지는 모습을 본 농민은 "찢어지는 이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온 정성을 들여 키운 자식을 내 손으로 팽개치는 것 같이 가슴이 아프다"고 피 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전북도연맹은 "쌀값이 계속 폭락하고 있어 이대로 가면 역대 최저였던 2022년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북의 농민들이 윤석열 정부의 개방농정, 수입일변도 정책에 분노하며 즉각적인 대책을 촉구하며 논갈아엎기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농민들 ⓒ프레시안

전북도연맹은 이날 트랙터와 트럭 등 250대로 전주시까지 차량행진을 한 후 전북도청에서 집회를 여는 등 쌀값 대책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북도연맹은 "쌀값이 계속 폭락하고 있어 이대로 가면 역대 최저였던 2022년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북의 농민들이 윤석열 정부의 개방농정, 수입일변도 정책에 분노하며 즉각적인 대책을 촉구하며 논갈아엎기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전북도연맹은 "정부는 5만톤 시장격리와 농협쌀 소비촉진운동으로 쌀값을 잡을 수 있다지만 그 발표이후에도 쌀값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무차별적인 농산물 수입, TRQ수입쌀 40만8700톤이 계속되는 한 국내 농촌과 농업, 농민에게 소멸과 파멸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연맹은 "쌀값 폭락을 막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정부가 무대책으로 수수방관한다면 농민들은 투쟁으로 목숨값인 쌀값을 쟁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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