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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년간 고객들과 쌀 3톤 소외계층 기부한 박상일 올리브퍼니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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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년간 고객들과 쌀 3톤 소외계층 기부한 박상일 올리브퍼니쳐 대표

"기부는 손님들이 다 했고 우리는 단지 심부름꾼"

▲고객들과 3년째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박상일 올리브퍼니쳐 대표.2024.12.27ⓒ프레시안(김보현)

광주 남구 주월동에서 박상일 대표(46)가 운영하는 올리브퍼니쳐는 단순히 가구를 제작하는 공방이 아니라 고객들과 함께 기부를 이어가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매년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고객들과 힘을 모아 중증장애인과 보호종료아동을 지원하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7일 <프레시안>과 만난 그는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이름보다 '변방의 목수'라는 SNS 아이디로 자신을 소개했다.

15년 전 처음 목공을 시작한 그는 3년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공방을 열었다. 2015년부터 장애인단체에 매년 쌀 300㎏을 기부해왔고 3년 전에는 고객들과 함께 나눔을 시작했다.

지난 3년 동안 고객들과 함께 나눈 쌀의 양은 3톤에 달한다. 올해도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465㎏의 쌀을, 보호종료아동들에게는 햇반 15박스와 직접 제작한 나무 도마를 전달했다.

박 대표는 "쌀은 어떻게든 먹게 돼 있고 학생들은 밥해 먹기 힘드니까 햇반으로 전달하게 됐다. 손님들이 다 했고 저는 단지 심부름꾼일 뿐"이라며 "사람들은 기회만 만들어주면 기부에 적극적이다. 저는 기부할 기회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기부 활동은 처음에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위한 의무에서 시작됐다. 기부활동은 현재 사회적기업이 아님에도 그와 고객들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나눔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박 대표는 매년 쌀 300㎏과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직접 제작한 나무 도마를 기부하고 있으며, 손님들과 십시일반 기부금 등을 모아 이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쌓이는 고객들과의 신뢰와 유대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박 대표는"좋은 제품이 단골을 만들고, 단골들이 또 새로운 손님을 데려오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단골들이 저와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분들이라 기부에 동참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상일 대표는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통해 기부에 동참한 손님들과 물품들을 기록하고 있다.2024.12.27ⓒ박상일 대표 인스타그램

그의 철학은 단순한 가구 제작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 있다. 특히 청소년쉼터의 목공수업을 통해 만난 한 20대 여학생과의 특별한 인연이 눈길을 끈다.

박 대표는 "대학에 갈 생각조차 못 하고 네일아트로 생계를 이어가려던 학생이 목공수업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쉼터 선생님등의 응원과 조력으로 결국 미대에 진학했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줬고, 지금은 나무를 태워 그림을 그리는 우드버닝 작품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인연들이 기부 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기부 활동의 중심에는 박 대표의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기부를 통해 제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보람을 얻는다"며 "이 일이 단순히 생계를 위한 노동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어찌 보면 이기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말과 행동이 일치하려고 노력하는 아빠의 삶을 통해 두 아들이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배우길 바란다"고 첨언했다.

앞으로 그는 청소년과 장애인을 위한 체험 공간을 마련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작업실을 확장해 나무도서관도 만들고, 장애인·보호종료 학생들이 공방 체험으로 나무를 통해 치유와 배움을 얻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의 공방은 고객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나눔의 플랫폼으로 연대와 협력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기부 활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박대표는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라 쌀 1t을 기부하지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은 소수의 엘리트가 아니라 보통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나눔의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구공방 한 켠의 모습.2024.12.27ⓒ프레시안(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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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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