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딸은 어디 있느냐고, 우리 딸 어디 있어?"
30일 무안국제 공항 대합실 1층에는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딸을 잃은 한 어머니가 딸의 이름을 부르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차라리 못 가게 붙잡았어야 했어. 나라가 시끄럽다고 가지 말라 했는데, 설마 죽으러 간다고 어떻게 알았겠어…"라며 한없이 자책했다.
사고 이튿날인 30일 오전 사고로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무안공항 대합실에서 슬픔에 잠겨 있었다.
공항 1·2층에 설치된 유가족 임시 텐트에는 밤새 곡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사고로 희생된 179명의 유족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낼 준비조차 하지 못한 채 고통 속에 신음했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의 눈빛은 공허했다. 그는 이번 참사로 딸과 사위를 잃었다.
김씨는 "방송국에서 일하던 부부였다"며 "작년 5월에 결혼해서 이제 아이를 갖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고 한탄했다.
그는 "검안하러 검시소로 간다고 새벽 3시에야 출발한 버스에서 40분 넘게 기다리라고 하더니, 검시관들이 너무 피곤하다며 오늘은 안 된다고 하더라"며 "검시관들도 사람이니 이해는 하지만 가족들 심정은 어떻겠냐"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의 부인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다가 진정제 2알을 먹고 겨우 잠을 청했다.
전날부터 공항을 찾은 김씨의 동생은 "어제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현장에서 훼손된 장기를 봤다. 괜찮다고 말은 하지만 애엄마에게 아이가 충격을 받았다고 들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부모님을 위해 효도여행을 예약했다는 A씨(40대·여)는 참담한 심정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부모님을 크리스마스에 따뜻한 곳 다녀오시라고 보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라며 "좋은 추억 만들어 드리려고 한 건데, 이렇게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몰랐다. 다 제 탓 같다"고 한탄했다.
눈물을 멈추지 못하던 그는 "왜 하필 그 비행기를 타야 했는지 더 늦게 보내드렸더라면…, 아니면 다른 여행사나 인천 쪽으로 알아봤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고 자책했다.
유족들의 일부는 사고 원인에 대해 강한 의혹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 유족은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왜 우리 가족이 이렇게 떠나야 했는지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한신 유족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진상 규명과 보상 문제가 명확히 정리되기 전까지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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