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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도 못해주고 어딜 갔냐, 내 아들"…새해 첫 날 분향소엔 울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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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도 못해주고 어딜 갔냐, 내 아들"…새해 첫 날 분향소엔 울음 가득

참사 4일째 무안공항 분향소에 전국에서 추모객들 이어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분향소로 참배하러 온 추모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2025.01.01ⓒ프레시안(김보현)

"늘 가던 해맞이 대신 추모하러 왔습니다."

새해 첫날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추모가 한창인 가운데 여기저기서 통곡 소리가 이어졌다.

김모씨(22)는 "엄마 보고 싶어, 우리 엄마 어떡해…"라고 울음을 터트렸다. 김씨는 친구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며 한참을 서 있었다. 김씨의 어머니는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친구들과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김씨는 친구의 부축으로 겨우 몸을 움직였지만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참사 나흘째 공항은 수많은 추모객들이 비통한 얼굴로 긴 줄을 늘어서며 차례를 기다렸다. 분향소가 운영을 시작하기로 한 오전 8시 이전에 많은 방문자들이 몰려 보다 이른 시간에 개방해 추모객들을 맞았다.

분향소 관리자들은 눈물을 닦을 티슈와 흰색 마스크, 국화꽃을 차례로 쥐어주며 추모객들을 안내했다.

분향소에는 크리스마스 연휴에 출발한 여행 패키지라 가족 희생자가 많아 위패와 영정들이 가족단위로 모여 있었다.

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이 따로 준비한 꽃다발·위로와 추모의 메시지를 적은 메모장·희생자의 친구가 '하늘나라에서 행복하라'는 편지·소주와 잔이 놓여 있었다. 추모객들은 차마 영정과 위패를 쳐다보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1일 무안국제공항 1층 실외에 공공기관·세계 각지에서 보낸 조화가 늘어서 있다.2025.01.01ⓒ프레시안(김보현)

부산에서 온 정관호씨(40대)는 "신년마다 늘 가던 해맞이 대신 추모하기 위해 공항에 왔다"며 "얼마 전 동남아를 다녀와서 남일같지 않았다. 연말에 얼마나 슬프셨을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분향소를 찾은 남모씨(35)는 "가족끼리 즐겁게 보내야 할 신년에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가장 어린 희생자가 3살이라고 들었는데 제 딸도 이제 3살이 됐다. 딸이 살아갈 이 나라가 안전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소 분위기는 가라앉았지만 새해 첫날 가족을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유족들의 절규는 이날도 계속됐다.

"새해인데 떡국도 못해주고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 나만 두고 어딜 갔냐, 내 아들…"

2층 노란색 쉘터 안에서 한 어머니의 절규가 울려 퍼지며 공항을 가득 채웠다. 애끊는 비통한 울음소리에 유족들과 지나는 자원봉사자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유족들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2층 1번 게이트에서 출발하는 버스로 참사 현장을 찾는다. 텐트 단위로 20명의 유족들은 참사 현장을 답사할 예정이다. 유가족은 신원 확인 후 제주항공 직원과 동승해야만 탑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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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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