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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5년만에 첫 파업' 광주글로벌모터스 노사 입장 팽팽…길 잃은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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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5년만에 첫 파업' 광주글로벌모터스 노사 입장 팽팽…길 잃은 상생

임금 인상·노조활동 보장 등 입장차 못 좁혀…광주형 일자리 시험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입구에 자리한 '상생의 일터'라고 적힌 표지석.2025.01.14ⓒ프레시안(김보현)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난 14일 설립 이후 첫 파업에 들어갔다. 임금 인상·복지·노조활동 보장 등에서 노사간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상생의 상징 '광주형 일자리'가 기로에 서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GGM은 2019년1월 광주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체결했다. 협정서에는 차량 누적생산 35만대 달성까지는 상생협의회에서 근로조건과 작업환경을 협의하고, 매년 임금인상의 경우 전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만큼 적용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7월 첫 생산에 들어간 캐스퍼 전기차는 같은해 연말 유럽 수출이 시작됐고, 오는 2월 일본 수출을 위한 시험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GGM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6차례 교섭과 2차례 조정을 거쳤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쟁점은 임금 인상과 노조 활동 보장 등이었다. 노조 측은 기본급 7%(15만9200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물가인상률에 따른 3.6% 인상을 제시했고, 노조 사무실 제공· 노조 활동 보장 역시 거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권오산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사실상 동종업계의 3분의 1 수준 임금을 받고 있어 기본급 인상을 물가 상승률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한다"며 "광주에서 2025년까지로 약속한 주거 지원이 지속적으로 지연돼 2030년으로 밀렸고, 월 30만원의 주거 지원금은 현실적으로 원룸에서 살기도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또 어린이집·체육관 등의 복지 시설도 운영 시간이나 여건이 맞지 않아 실질적으로 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문제 삼았고, 노사상생협의회도 12명의 위원 중 9명이 사측 입장을 따르는 어용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 활동에 대해서는 사측이 노조 활동을 제한하며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한다고 주장했다.

권 국장은 "회사가 제시한 안은 조합 활동을 전부 회사의 사전 승인을 받고 하라는 내용이 있고 파업도 7일 전에 사측에 통보해야 한다고 한다"며 "지난해 말 투표로 쟁의가 가결됐고 쟁의기간 중 하루만에 현수막 철거, 사무직원을 동원해 점심시간 선전활동을 방해하는 등 노조의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라고 반발했다.

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한둘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이유로 한 교섭 거부에 대해서 부당 노동행위로 인정했고, 회사 소식지를 통해서 노조 비방한 행위도 이제 지배 개입에 따른 부당 노동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또 "노조 지회장을 정직 1개월 징계하고 파트장 보직 해임도 부당 한 것으로 인정 받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지난 7일 재심으로 사내에서 근무 시간 중에 교섭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한 것도 부당 노동 행위라고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프레시안(백순선)

GGM측은 상생협정서에 따라 물가 상승률에 기반한 임금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김민종 GGM 경영지원본부장은 "노사상생협정서대로 갈 수 밖에 없다. 저희는 사측이 아니라 월급 받는 경영진일 뿐이고 협정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배임행위가 된다"며 "초기 투자·이자 상환액으로 매년 400억여원의 지출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35만대를 생산하고 나면 60~70억원 대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차액이 직원 복지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사도 하루 3000원에 해결 가능하며 주거 지원비 한 달에 30만원, 2년마다 건강 증진 사업으로 25만원을, 문화바우처 사업비 연간 15만원, 공공형 어린이집 등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KTX 송정역 뒤편에 사원 주택 공급을 위한 사업 계획 승인이 연초에 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생협정서는 현대자동차가 투자를 결정한 근간이다"며 "협정서가 아니었더면 현대가 르노 삼성 이후로 23년만에 국내 공장을 짓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대차가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 물량을 삭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캐스퍼 전기차 4만3000여대를 유럽과 일본으로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량을 고려하면 올해 8만 8000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결국 올해 5만6800대만 협약했으니 3만대를 못만들게 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연구R&D 시설도 없는데도 10만대 설비 공장을 짓는데 6000억이나 투자됐다. 그만큼 완성차 공장의 진입장벽이 높다"면서 "저희는 부품을 아무것도 만들지 않고, 조립만 하고 조립비를 받는 현대 1차 벤더 업체나 다름 없다"고 호소했다.

공장 곳곳에 자리한 상생의 메시지를 무색케하는 하는 갈등으로, 노사민정 협의회도 지난 14일 실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조정중재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상징인 GGM에서 노사 갈등이 계속되면서 지역 경제와 기업 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파업 다음날인 15일은 파업이 없었지만, GGM 노조는 향후 부서별로 돌아가며 40~50명이 참여하는 순환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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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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