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59%가 "민주당의 독점 구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지역 내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의원들의 갑질과 일탈 등이 심각한 수준인 데다 선거 때만 반짝 민심을 청취하고 평소엔 안하무인인 민주당 일색의 전북 정치권에 스스로의 자정과 쇄신이 요청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는 KBS 전주방송총국이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북특별자치도에 거주하는 만 18살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면접원에 의한 전화 면접조사로 여론조사(응답률 15.4%)를 한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전북의 정치 지형과 관련해 어느 의견에 더 공감하는가?"라는 질문에 "더불어민주당의 독점 구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67%,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6%였다. 모름·무응답은 7.0%였다.
연령별로는 30대와 50대, 60대에서 모두 70%를 기록하는 등 변화의 요구가 컸다.
이번 탄핵 국면에서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들고 나온 20대에서도 전북 민주당의 독점 구도에 변화가 필요하고 말한 비율이 62%를 차지했다.
특히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59%가 "민주당의 독점 구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변해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중에서 같은 답변의 비율은 각각 90%와 72%였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무작위 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허용 ±3.1%포인트이다. 여론조사 전체 질문지는 중앙선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역 정치권은 "민주당의 양지 텃밭인 전북에서 독점 구도에 대한 변화를 갈망하는 욕구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에서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독점 폐해에 대한 지적은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됐지만 최근 시·도의원들의 갑질 논란과 성희롱 등 일탈 문제까지 불거지며 여론이 급속히 악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과 감시 장치가 없는 전북 정치권이 지역민들의 민심을 존중하기보다 중앙당의 눈치만 보며 중앙정치에 몰입하는 것도 문제"라며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들을 가볍게 보는 처사에 대한 잠재된 분노가 독점구도의 변화로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치적 독점 구도'는 지역구 의석을 100% 장악하기보다 권력이 변하지 않은 것을 말할 수 있는데, 민주당의 30년 독주 속에서 부진한 현안 해결과 쥐꼬리 국가예산이 반복되는 등 실망이 쌓여 '변화 요구'의 여론조사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양승 군산대 교수(무역학과)는 "일당 독점체제에서는 '끼리끼리 시스템'이 작동돼 염치를 알고 성실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독점이 나쁜 것은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권력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독점 구도에 대한 민심의 폭발력이 내재된 상황에서 일정한 외부 자극이나 모멘텀이 작용할 경우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2대 총선만 봐도 비례정당 지지율에서 전북은 조국혁신당에 45%의 표를 몰아준 반면에 민주당에는 38%가량만 지지해 7%포인트의 격차를 나타냈다.
정치 지도자를 뽑는 인물 경쟁에서는 민주당 출신이 10석을 모두 가져갔지만 그간의 오만과 독주에 대한 경고장으로 비례정당은 조국혁신당에 표를 몰아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6년의 20대 총선에서도 새 정치 바람이 불며 국민의당이 10석 중 7석을 가져가는 이변이 벌어지는 등 민심의 변화는 언제든지 정치지형의 변화의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겸손하게 민심을 청취하고 뜨겁게 지역 현안에 매달리는 대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선 당장 지방의원의 일탈과 갑질 등의 문제부터 민주당 도당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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