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모현대교. 총길이 135m에 교폭 25m의 4차로 대교는 70m 가량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로 이어져 위태롭게 보였다.
이곳에서 5분 가량 한쪽 방향 이용 차량을 확인한 결과 200여 대에 달했다. 정차 신호등이 켜지면 통상 20~30대 가량이 내리막길에 즐비하게 늘어설 정도로 차량 이용이 많았다.
구도심과 신도심을 연결하는 모현대교의 출·퇴근 시간엔 아예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전락할 만큼 상습 정체구간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4차선 도로를 타고 70m가량 모현동 쪽으로 내려오다 선화로 23길 모현이화아파트 방향으로 핸들을 급하게 틀면 2차선 도로가 나온다. 이들 차량은 급감속해 90도 이상 꺾인 노폭이 좁은 도로로 우회전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중앙선을 침범하기 일쑤였다.
육안으로 확인해 보니 급커브를 하는 차량 10대 중 7~8대 가량이 중앙선을 넘어 우회전을 하는 바람에 반대편 차선에 정차해 있는 차량과 부딪힐 우려가 많은 등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이 동네 주민인 김영철 씨(47)는 "모현대교에서 내려오다 급감속해 우회전할 때마다 2차선의 상대편 차량과 부딪힐 뻔한 적이 많았다"며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고 머리털마저 쭈볏쭈볏 서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50대의 주민 S씨도 "어둑컴컴한 밤에 모현 이편한세상 아파트 사거리 앞에서 우회전하려면 전봇대에 가려 인도의 보행자를 분간할 수 없을 때도 많아 겁부터 난다"며 "이곳을 오갈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해 심장병이 도질 지경"이라고 말했다.

내리막길에 직각으로 꺾인 '위험천만 도로'를 놓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시민들은 "내리막길 70m 구간의 도로를 넓히고 10개 안팎의 전봇대를 제거해 지중화를 추진하는 등 보행객과 운전자의 안전성을 대폭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철원 익산시의원(모현·송학동)은 지난 3일 익산시 관계자와 함께 모현동 선화로 민원 현장을 방문해 출·퇴근시간 상습 정체로 사고 위험이 높은 구역을 직접 살펴보고 민원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박철원 의원은 "해당 구역은 교통사고 위험 뿐만 아니라 출·퇴근시간에는 상습적인 정체구역"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차량의 진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가감속 차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가감속차선 확보를 위해서는 전주와 전선, 통신선, 교통 제어장치 등 지상 시설의 지중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익산시와 한전 등 관계기관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산시의 한 관계자는 "해당지역 교통체증과 사고 위험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지중화 사업과 가감속 차로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며 "경찰서 등 관계기관과도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철원 의원은 "가감속 차로를 조성할 경우 우회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이 결정되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설계비와 공사비 등의 예산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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