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수만 바뀌면 뭐 합니까. '돈 없다, 예산 없다' 변명만 할 뿐 좋아지는 것 하나 없어요."
4월2일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를 한달여 앞둔 27일, 담양시장 5일장에는 예비후보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김정오·이재종·최화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정철원 조국혁신당 예비후보가 오가는 군민들에게 인사와 명함을 건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시장 상인들이나 손님들은 후보들을 만나면 웃으며 대화를 나눴지만 반응은 무관심에 가까웠다.
5일장에서 견과류와 각종 차를 파는 황두메씨(70)는 "이번 군수 선거 큰 관심 없다. 당원 가입까지 하면서 군수 선거를 열심히 도왔지만, 오히려 장날 주차 단속만 심해졌다"며 "누구든 시장 활성화를 해 줄 인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담양상설시장에서 홍보 업무를 맡은 이경자 씨는 "아직 후보들이나 정책을 잘 모른다. 후보가 확정되면 상인들이 후보를 초청해 공약을 듣는 포럼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전임 이병노 군수가 못다 이룬 정책을 이어갈 후보가 당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담양시장 인근 식당에 모여 점심을 먹던 군민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 등을 화제로 삼으며 술잔을 기울였지만, 정작 담양군수 선거에는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이날 만난 담양군민들은 "예비후보들의 이름조차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결국 민주당 후보가 된 사람이 당선될 것"이라는 자조섞인 전망을 냈다.

예비후보들의 선가사무소가 밀집해 있는 담양공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차라리 관선 시장이 나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택시기사 박모씨(70대)는 "군수만 바뀌면 뭐 하나. 좋아지는 것도 없어 군 단위 선거는 이제 관심도 없다. 차라리 관선 군수가 나았다"며 "후보로 나오는 사람들은 결국 자기 사람만 챙기고 일반 주민들에게 혜택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택시기사 B씨(70대)도 불만의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뭘 건의해도 예산이 없다고만 한다. 내가 행정밥을 먹고 퇴직해서 구조를 잘 아는데도 뒷짐만 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담양은 상무대도 장성에 뺏기고 의대 유치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다음 군수는 군을 위해 적극 나서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 둘을 데리고 메타세쿼이아길을 산책하던 이혜원 씨(30대·여)는 "솔직히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당이 아니라 정책이 제일 중요하다"며 "담양군도 청년층이 계속 유출되는 만큼 일자리와 육아 지원 등 청년·아동 정책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회관 등에서 만난 농촌 지역 군민들도 담양군수 선거에 대해 "잘 모르겠다"나 "관심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와추리 노인회관에서 만난 B이장은 "관심도 없는 군수 선거 문자메시지가 너무 많이 와서 힘들다"며 "그만 좀 보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직 예열 단계인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결과가 될 전망이다. 대부분 주민들은 민주당 후보로 최종 결정된 인물이 당선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지난 영광·곡성에서 치러진 치열했던 재·보궐 선거처럼 상당한 표심을 얻었던 조국혁신당 후보의 출마가 미칠 영향은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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