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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투자 기업은 법 어겨도 된다? 일본 자본 '먹튀' 막아선 209명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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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투자 기업은 법 어겨도 된다? 일본 자본 '먹튀' 막아선 209명 여성들!

[강상구 시사콕] '6411의 목소리'② 최윤미 뚜벅이재단 상임이사

"우리나라는 단협 위반시 처벌조항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임금, 노동시간, 징계, 해고, 산재, 쟁의행위 등 정도에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무는 정도입니다. 그나마 청산처럼 경영에 대한 합의는 처벌 조항조차도 없습니다."

현대차에 차량용 와이퍼를 생산, 납품한 한국와이퍼는 2022년 갑자기 회사 청산을 발표했다. 한국와이퍼는 일본 덴소자본이 100% 지분을 소유한 외국 투자 기업이다.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와이퍼 분회)은 2021년 덴소자본으로부터 청산 때 노조의 합의권과 고용보장 약속을 받아냈지만, 이 단협은 휴지 조각이 됐다.

최윤미 전 한국와이퍼 분회장(현 뚜벅이재단 상임이사)은 2023년 1월 우체국 등기로 그해 2월 18일부로 고용관계가 자동으로 종료된다는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최 이사는 4월 30일 프레시안tv <강상구 시사콕>에 출연해 외국자본 '먹튀' 사례 중 하나인 한국와이퍼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했다. 이날 심층인터뷰는 노동절(5월 1일)을 맞아 프레시안과 노회찬재단 공동기획으로 진행됐다.

회사는 거액의 위로금을 줄테니 희망퇴직을 신청하라고 회유를 했지만, 209명의 조합원은 이를 거부했고 싸움을 택했다. 회사의 '기획 청산'에 맞서 노조는 법원에 단체협약위반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회사가 노조와 합의 없이 대량해고를 통보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지만 덴소 자본은 꿈쩍도 안했다. 또 노동부에 단체협약 위반, 부동노동행위, 불법 대체생산 등 위법 사항을 진정했지만 '외국인 투자기업이어서 처벌이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후 노조는 세 차례에 걸친 일본 원정 투쟁, 47일 동안의 국회 앞 단식 투쟁, 8개월간의 현장 점거농성 등 지난한 투쟁을 이어갔다.

"공장 바닥에 전기장판을 깔고 농성을 하는데, 바닥에서 잘 때 얼굴 위로 쥐가 지나가기도 했어요. 저희가 했던 투쟁 중에 좀 재밌난 것이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정식 장관이었는데, 국정감사에 나와서 한국 와이퍼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했는데 하나도 안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장관이 가는 곳마다 따라가서 항의 시위를 하는 '그림자 투쟁'을 벌였어요. 장관이 부산에 가면 저희도 부산 가고 이렇게요. 그게 장관 입장에선 굉장히 신경이 쓰였나봐요. 나중에 국회에서 저희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눈물 겨운 투쟁 끝에 노조는 결국 '먹튀'하려던 덴소 자본의 덜미를 잡았다. 2023년 8월 16일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서 한국와이퍼 단체협약 조인식이 진행됐다. 노조는 덴소 자본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고용기금 마련을 단협에 요구했고, 이 돈을 기금으로 노동공익재단 '뚜벅이재단'이 출범하게 됐다.

"굉장히 소중한 기금이어서 진짜 의미 있게 쓰이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다가 지역의 노동자들은 직접 만나고 조직화하는 방식으로 우리 기금이 쓰여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설득이 쉽지 않았죠. 당장 애 학원비 낼 돈도 없는데 무슨 사회적 기금이냐고 반대하고 뛰쳐나가는 분들도 있었어요. 근데 막상 투표를 하니까 90% 이상 찬성으로 통과가 됐어요. 지난 '3.8 여성의 날'에 장미꽃 들고 지역 청소노동자, 요양보호사 등 찾아가 만났는데 웃으시는 모습 보면서 굉장히 보람을 느꼈습니다."

최 이사는 뚜벅이재단이 지역 노동자들 입장에서 꼭 필요한 노동법, 생활법률 등에 대해 상담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자세한 인터뷰는 <강상구 시사콕>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PRESSIAN_TV)

▲<강상구 시사콕>에 출연한 최윤미 뚜벅이재단 이사.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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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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