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은 투명하고, 경쟁은 공정해야 한다.
경쟁 대상이 몇개 업체뿐이라면 더욱더 그래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을 위해 수십년간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해 왔지만 시장 곳곳에는 아직도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공공기관이나 정부는 공공입찰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공정한 과정속에 최선의 조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투명한 입찰정보 제공과 공정성 담보 등이 우선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3329억 원이 투입되는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사업중 설계가 89억 원 상당의 지열시스템 수의계약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할까?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을 총괄하고 있는 전북대병원의 이번 '지열시스템 선정' 과정은 깜깜이 그 자체다.
지열시스템은 크게 조달우수제품과 혁신제품으로 분뷰된다.
조달청 우수제품 제도는 중소기업 및 초기 중견기업이 생산한 제품중기술 및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대상으로 엄정한 평가를 통해 우수제품으로 지정하는 제도다. 우수제품으로 지정된 제품은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계약을 체결해 각급 수요기관에 조달하게된다.
혁신제품은 공공서비스의 향상과 기술혁신을 위해 공공성, 혁신성 등 심의를 거쳐 지정된다. 각 기관은 '혁신장터'(혁신조달플랫폼)에서 지정된 혁신제품 구매 가능하고,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 및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에 따라 혁신제품 지정 후 3년 동안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각 기관의 구매자는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제27조'에 의해 구매면책으로 보호받는다.
여기에 조달청은 2023년 관급자재 선정제도를 전면 개편하면서 우수조달제품과 혁신제품 등 모든 기술개발제품에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선정 절차를 공개하며 종합평가를 도입토록 했다.
전북에는 지역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전주와 진안 두 곳이 있다.
1곳은 조달 우수제품을, 또 다른 업체는 조달 우수제품과 혁신제품 등 두가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군산전북대병원 지열시스템 선정을 위해 참여 업체를 유선으로 셀프 초청했다.
그런데도 전북 한 업체는 연락을 받지 못했고, 우연히 얻은 정보로 심의 서류를 넣었다고 한다.
물론 참여에 필요한 기본 조건을 숙지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75억 원이라는 견적서는 제출했다.
하지만 최종 심의에는 탈락했다. 이유는 모른다.
전국적으로 몇체 업체가 참여했는지, 어떠한 기준으로 심사가 이뤄지는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말에 1순위 업체가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 행정적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며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되던 업체가 선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군산전북대병원은 국비가 투입되는 대형사업인 만큼 '공정한 기회·공개 절차'는 지켜져야 한다.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더라도 특혜가 제공되면 신뢰가 깨지고 역차별과 수요기관의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적과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이유도 모른 채 탈락했다면 단순한 행정 미숙을 넘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사업의 기본 원칙과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수의계약은 국각계약법에 엄격하게 제한돼 있을 정도로 아무때나 하는게 아니다. 긴급상황이거나 특정한 기술을 가진 업체만 할 수있는 일의 경우에 허용된다.
특히 가격뿐만 아니라 계약조건, 유지보수 등 꼼꼼한 과정과 공정한 계약이 중요한 이유다.
지금이라도 전북대병원은 평가기준을 떳떳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3329억 원의 군산전북대병원의 건립사업의 투명성이 담보된다.
참가업체는 "밀실, 특혜, 담합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평가기준을 공개하라"며 '공정성, 투명성'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과연 이 요구가 탈락한 업체의 투정에 불과하고 억측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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