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저는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친 것과 관련한 전북지역 내 반응이 싸늘하기만 하다.
전북 출신의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은 4일 페이스북에 '거짓 호남인, 한덕수를 규탄한다!'는 글을 올리고 "입으로는 호남을 말하고 머릿속은 여전히 군부 독재 시절을 찬양하고 있었다"며 "입에 '호남'을 담지 말라"고 성토했다.
안호영 의원은 "한덕수 전 총리의 5·18 망언이 도를 넘었다. '저는 호남 사람입니다'라며 호남 민심을 얻으려고 간교한 끼를 부리더니 뒤에선 5·18을 '광주 사태'라 불렀다"며 이같이 맹비난했다.

안호영 의원은 "5·18은 사태가 아니다. 시민의 피로 지킨 민주주의였고 헌법 정신의 뿌리이다"며 "'사태' 운운하는 것은 학살자를 두둔하던 전두환 정권의 언어를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안호영 의원은 "한덕수씨!"라고 부르며 "그 입에 '호남'을 담지 말라. 그건 모욕이고 역사에 대한 배신이며 국민에 대한 무례이다"고 공격했다.
전북 정읍 출신으로 국회 18·19대와 20대 의원을 역임했던 유성엽 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원칙과 소신 없이 양지만을 쫓다보니 개인의 삶은 좋았는지 모르지만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실패를 막지 못하고 자신도 분명 실패한 공직인생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조준했다.
유성엽 전 의원은 "사과나 반성은커녕 오히려 대통령에 출마하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며 "국민을 어떻게 보고 그러는지 억장이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유성엽 전 의원은 "본인은 전주에서 태어났다지만 조부와 부모님은 정읍에서 태어나 살다가 부안을 거쳐 전주,수도권으로 이사해서 살았다고 들었다"며 "영원한 정읍인, 전북인, 호남인인 저 자신 매우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지금이라도 후보 사퇴하고 석고대죄 하시기 권면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는 지난 2022년 5월 2일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슷한 시기에 공직생활을 한 사람들은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서울 분으로 알고 계시더라"고 질문 하자 "잘못 전달된 것이다"고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한덕수 예비후보는 당시 "전주에서 태어났다"며 "(오래 전 공직생활을 할 때) 언젠가는 원적과 본적을 같이 쓰게 되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본적만 쓰게 되어 있었다"며 "원적이 전주이고 본적이 서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1960년대에 아홉 살때 서울로 올라왔다"며 "(고향을) 서울이라고 한 적은 절대로 없다. 제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는 말로 고향 세탁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한덕수 예비후보가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저는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전북자치도 산하 출연기관장을 역임했던 A씨는 "(무소속 예비후보인) 한 전 총리를 1984년부터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과장으로 모신 바 있다"며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지조 있는 성격이었다"고 회고했다.
A씨에 따르면 1984년 한덕수 전 총리가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따고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이다.
한덕수 전 총리는 수송기계(자동차) 과장이었고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플랜을 들고 힘센 부처와 경제기획원, 부총리 등을 설득하려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각 국(局)의 사무관 4~5명을 중국집으로 불러 점심밥을 사주면서 자신이 고민하는 국가 현안을 던지고 의견을 말하게 하는 등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A씨는 "(한 전 총리는) 정직하고 일을 합리적으로 하고 돈에 청렴하며 매사 공정한 인물"이라며 "그래서 정권이 바뀌어도 한 전 총리를 기용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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