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김문수 당 대선후보에게 한덕수 무소속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고, 정작 한 후보는 '단일화는 국민의힘 당에 일임하겠다'고 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 후보 간의 공조 국면이 형성되는 듯한 상황에 대해 김 후보 측 인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김문수 선거캠프에서 시민사회총괄단장을 맡은 김행 전 의원(전 청와대 대변인)은 8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오히려 저희가 무소속 개인 같다. 당의 후보는 한덕수 후보 같고"라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무성 상임고문 등이 '단일화 촉구 단식'에 나선 데 대해서도 "단식하시는 분들은 대통령 탄핵 때 왜 단식 안 하셨는지 왜 지금 여기서 단식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다"며 "우리 당은 두 분의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데 당이 나서지 않았고 당에서 정정당당하게 전당대회로 뽑은 후보도 보호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단식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당 지도부가 전날 밤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가 동의하지 않아도 단일화 여론조사를 강행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저희가 의총 내용을 몰랐고, 저도 자다가 기자가 새벽에 전화를 해서 제가 (새벽) 1시에 후보께 전화를 했더니 후보님도 전혀 의총 내용을 모르시고 계시더라"며 "제가 '이렇게 의총이 의결이 됐다고 합니다'고 했더니 처음에는 잘 믿지를 않으시더라. 전혀 후보와 상관없이 의총 내용이 결정돼서 굉장히 놀라셨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당사자한테 얘기도 안 하시고 지도부에서…"라고 황당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가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지 3시간 만에 당 지도부가 찾아와서 그때부터 김 후보 끌어내리기 작업을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왔다"며 "단일화에 대한 당 지도부의 주장과 지금까지의 태도는 단일화가 아니라 처음부터 김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한 작업이 아니었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 후보는 '5월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본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까지 했다"며 "결국에는 5월 11일 이후가 되면 물리적으로 단일화가 되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현 상태에서 사실상은 단일화를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 누구로 단일화되느냐, 투표용지에 누구 이름이 들어가느냐의 문제이지 두 사람의 이름이 기재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또 "한 후보가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지지를 받고 있다면 우리 후보가 아마 자리를 내줬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대결 구도를 보면 (김·한 두 후보의 가상대결 지지율이) 1%포인트 차이도 안 나는 여론조사도 많고 아무리 많아도 2~3%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후보를 모셔오려고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변칙과 온갖 작업을 해가면 본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겠나"라며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을 지금 당 지도부가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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