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에서 홀연히 '미국행'에 올라 유명세(?)를 탔던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이번엔 '여성 출산 가산점' 논란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김 의원은 13일 '여성 출산 가산점' 논란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올리고 바짝 엎드리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개인적인 답변이었으나 표현에 부족함이 있었고, 이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정치인의 말은 사적이든 공적이든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적었다.
또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총괄선대본에서 맡고 있던 직책을 내려놓겠다"며 "앞으로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군 복무 경력 호봉 의무반영' 공약에 항의하는 한 시민과 문자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여성은 출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며 "군 안 간 남성은 군 가산점이 없다. 남녀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
이재명 후보가 별도의 여성 정책 공약 없이 '군 복무 경력 호봉 의무반영'을 10대 공약에 포함시켜 일부 여성 지지층이 불만을 표출한 상황에서 김 의원이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을 발표한 것이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상치 않은 여론에 민주당 선대위도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여성 출산 가산점' 논란은 공식 선거운동 초반 이재명 후보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김문수 의원의 돌발행동은 이번 만이 아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당시 딸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결국 야권 전체 192명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탄핵 표결에 불참하며 여론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당시 이재명 당 대표가 크게 분노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김 의원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글을 SNS에 올리며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아 비판을 자초했다.
몇달 후 한 방송에 출연한 그는 '당직 사퇴' 문구는 보좌관이 쓴 내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면서 지역위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역구 의원이 지역위원장에서 사퇴하면 혼란이 또 생길 테니 열심히 하고, 시민 잘 섬기면서 만회하라는 당의 취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내 건 현수막을 철거하는 사진과 영상을 올렸는데 이것도 '정치 쇼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시민들 사이에서 상대 당 대선 후보를 홍보하거나 다음달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되지만 시민들의 항의, 착각이나 오인으로 인한 상대 당 후보 홍보 효과 등 우려와 무관하게 이미 게시된 정당 현수막은 11일까지 철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국민의힘 김문수로 착각된다는 민주당 순천시민들과 당원들의 격렬한 항의로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었다.
이러한 김 의원의 행위에 대해 지역민들은 분노와 실망감을 여과없이 표출하고 있다.
20여 년 동안 민주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한 순천 시민은 "지난해 말 탄핵 때 지역구 국회의원의 '미국행' 소식을 듣고 분노했는데, 이번에 또 '여성 출산 가산점' 논란을 일으켜 정말 실망했다"며 "이 사람이 순천지역구 국회의원이란 것이 창피하고, 이재명 후보의 표가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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