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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양민주 수필가 세번째 수필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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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양민주 수필가 세번째 수필집 출간

<어머니와 구름>...유년 시절 대한 향수·가족 향한 애틋함 등 담아 내

"고등학교 갓 입학한 후의 일이다. 몇 가지 준비물을 사기 위해 어머니께 돈을 요구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어머니는 주지를 못했다. 그래서 화가 나 '자식 교육도 제대로 못 시킬 거면서 왜 낳았냐'라며 아침 등굣길에서 어머니께 달려든 기억이 있다. 어머니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불효의 기억은 지금까지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 수필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양민주 작가의 세 번째 수필집 <어머니와 구름>이 출간 됐다.

이번 수필집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가족을 향한 애틋함·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 등을 써내려간 서른네 편의 작품을 담아 냈다.

▲양민주 수필가. ⓒ프레시안(조민규)

"딸이 '아빠, 잘 키워 줘서 고마워. 아빠는 글을 잘 쓰니까 이 상황을 글로 써보면 어때?' 한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내일 출근해야 하니 그만 자. 딸은 자기 아빠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나 보다. 그리고 이따금 역설로 표현한다는 사실도 아는 모양이다. 갑자기 울컥하며 눈물이 고였다. 형광등을 끈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도 가만히 ‘잘 커 줘서 고마워’라고 반응하며 괭이잠에 들었다."

양민주 시인의 수필에서는 가족이 남다른 의미를 가진 것 같다.

"계란 한 판의 숫자보다 많은 해를 다닌 직장을 그만두었다. 또 다른 삶을 꾸리면서 김해갤러리를 열고 옛날 그림과 함께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김해의 문인화로 피폐한 심신을 치유하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김해의 문인화는 학문과 교양을 갖춘 문인들이 욕심을 버리고 필묵으로 내면세계를 표현하여 병든 심신을 치유하기에 더없이 좋다."

저자는 30여 년간 대학 행정실에서 근무한 저자는 고서화와 글씨를 수집하는 취미를 통해 직장생활에서 오는 정신적인 피폐함을 이겨내곤 했다.

특별히 김해 출신 작가들의 고서화를 수집해온 저자는 퇴직 후 김해에 갤러리를 열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그림으로 위안을 얻은 저자는 이번 수필집에 직접 그린 열여덟 점의 작품을 실어 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양민주 작가의 여러 글 속에서 김수로왕릉·거북공원·수릉원·대성동 고분군·김해평야·분성산·은허사 등 김해의 장소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김해의 문인화를 수집하고 알리는 일에도 애쓰고 있는데, 삶의 터전인 김해에 대한 사랑과 아끼는 마음을 글에서도 느낄 수 있다.

"김수로왕릉은 겨울에 산책하기 좋다. 돌담이 찬 바람을 막아주고 후원에는 상수리나무 등 아름드리 고목이 운치를 더한다. 후원을 돌아 왕릉 안 작은 연못가 벤치에 앉아 동쪽에 있는 분성산을 바라본다. 춥진 않은지 안부를 묻는다. 산은 심심한 내 마음을 안다는 듯 나의 안부를 되물어 온다. 분성산이 내 대화의 상대가 된다."

양민주 <어머니와 구름>은 수필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5월의 구름은 어머니 같다. 구름은 삶이 힘들 때 어머니를 그리듯 쳐다보는 것이다. 휴식해야 할 때 구름을 쳐다보면서 마음을 달랜다. 구름은 사람처럼 어딘가에 구속받지 않는다. 구름은 자유롭다. 한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고 바람 따라 흘러간다. 흘러가되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그저 적막으로 흐르다가 사라지고 또 어느 순간에 나타난다."

"파란 하늘의 가운데 혹은 신록의 산골짝에 나타나 고요히 떠 있는 구름은 그 자체로 신비롭다. 구름은 노마드처럼 이동하는 매력이 있다. 구름은 한곳에 머물며 사는 사람들에게 상상으로나마 멀리 떠날 기회를 준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팍팍한 마음을 위로한다."

"구름은 하늘과 조화를 이룬다. 파란 하늘엔 흰 구름, 회색빛 하늘엔 먹구름, 노을 깔린 하늘엔 붉은색 구름이 제격이다. 구름은 태양의 열에 의해 생겨나고, 비가 내리면 비와 함께 사라진다. 그래서 비 갠 하늘에는 구름이 적다. 어쩌다 미련이 남아 미루나무 꼭대기에 흰 구름 한두 점 걸려 있다. 걸려 있는 구름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 눈물을 적시곤 한다"고 쓰여져 있어 우리들의 가슴을 충만시키고 있다.

양민주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2006년 <시와 수필>을 통해 수필로, 2015년 <문학청춘>을 통해 시로 등단했다.

수필집으로 <아버지의 구두> <나뭇잎 칼>과 시집으로 <아버지의 늪> <산감나무>가 있다.

작가는 <아버지의 구두>로 원종린수필문학작품상, <나뭇잎 칼>로 경남문학우수작품집상을 받았다. 현재 김해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양민주 수필가 수필집 <어머니와 구름>의 표지. ⓒ프레시안(조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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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경남취재본부 조민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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