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러브콜'…"홍준표·김상욱 마음 이해, 함께하길 기대"

李 "합리적 보수 인사들, 국민의힘에서 견디기 힘들 것…민주당은 중도정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께서 '차라리 민주당으로 갔더라면' 하는 저 마음을 저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도 많은 분들과 함께하길 기대하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재명 지지'를 선언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에게도 "우리 당에 입당해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이 후보는 15일 오전 경남 하동군 영호남 화합 다목적 광장에 설치한 버스 스튜디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준표·유승민 등 보수진영 인사 영입 계획이 있나'라는 취지 질문을 받고 "국민의힘이 이전에는 보수 정당인 척이라도 했는데 이제는 아예 대놓고 극우·반동 정치집단화 되고 있다. 합리적 보수 인사들로서는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모욕적인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특히 홍 전 시장이 이날 오전 본인의 지지자 소통 채널인 '청년의꿈'에서 올린 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권유 따라 꼬마 민주당에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한 데 대해 "(홍 전 시장이) 아마 엄청난 자괴감을 갖게 되신 것 같다. 오죽하면 탈당과 동시에 정계은퇴를 했을까"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점점 더 통상적 의미의 보수정당에서 멀어져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아닌가 싶다"며 "국민의힘은 보수 정당으로서의 외향조차도 완전히 포기하고 버린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다", "정치라는 게 좌우 날개로 나는 새와 같은 건데 오른쪽 날개가 사실 날개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어 김상욱 의원의 이날 오전 '이재명 지지 선언'에 대해 말하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저는 김 의원이 우리 당에 입당해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직접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안의 합리적 보수 세력들이 과연 저 형식적 보수조차 포기해버린, 내란을 옹호하고 헌정질서 파괴에 동조하는 저 집단 내에서 과연 계속 견뎌낼 수 있을까"라며 "김 의원은 대표적 케이스가 될 것 같다. 그 안에서 못 견디잖나. 사실은 밀려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 정치는 언젠가는 재편돼야 하는 게 맞다. 자주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는) '국민의힘 보수 정당, 민주당 진보정당'으로 평가돼 왔는데 사실은 아니다. 민주당은 중도 정당"이라며 "결국 다시 또 세상이 보수적 색채의 정치집단과 진보적 색채의 정치집단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을 텐데, 그 상황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후보가 앞서부터 강조해온 '중도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안팎의 '합리적 보수' 세력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어서도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내란을 옹호하고 헌정질서 파괴 연합 세력, 이런 형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결국 거기서 합리적 보수 세력들이 다른 행동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껏 한국에선) 비상식을 보수로, 상식을 진보로 포장했다"며 "이제는 비상식은 옆으로 비껴나고 상식 중에서만 '진짜 보수', '합리적 보수', '진짜 개혁', '진보적 집단'으로 나눠서 제대로 된 정치질서가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앞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 유세 과정에서 "(민주당이라는) 진짜 보수를 보수의 자리로 보내고 보수를 참칭하면서 보수의 자리를 점거하고 있던 그들(국민의힘)을 극우의 자리로 밀어내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사과한 것을 두고는 "말로는 뭘 못하나", "실천과 행동이 중요하다"라며 "즉각적으로 윤석열 내란수괴를 제명하라. 그렇게 안 하고 사과하는 건 나중에 가서 '윤석열 잘했다' 하면서 또 바꿀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어 "계엄 해제에도 사실 국민의힘은 반대했다. 탄핵에도 반대했다"며 "군사반란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묻지도 않으면서 무슨 사과를 한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옛날에 (윤 전 대통령이) 사과해놓고 개 보여준 것 있지 않았나"라며 지난 제20대 대선 국면 당시의 윤 전 대통령 '개 사과' 논란을 김 후보의 사과에 빗대기도 했다.

이 후보는 한편 민주당의 대(對)사법부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민주공화국의 인권·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사법부"라며 "사법부의 최고 책임이 바로 대법원에 있다. (대법원은) 깨끗해야 한다. 깨끗한 손으로 (판결을) 해야 한다"고 당내 강경 주장과 유사한 인식을 보였다.

이날부터 전남권 순회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집중 일극체제"라며 "국가균형발전은 피할 수 없는 국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 10대 공약으로 '5극3특 지역균형발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서남해안은 사실 재생에너지의 보고"라며 "호남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의 대대적 육성이 필요하다"고 호남 맞춤형 공약을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방문, 대형버스 안에 마련된 방송스튜디오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마친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