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기고] 군산항은 해양수산부 '실정(失政) 면피용' 희생양인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기고] 군산항은 해양수산부 '실정(失政) 면피용' 희생양인가?

이성구 (사)군산항발전시민협의회 대표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지난 5월2일 제131차 중앙항만정책심의회에서 '군산항'과 내년 개장 예정인 '새만금 신항(기존 새만금 신항)'을 포함하는 새로운 국가관리 무역항인 '새만금항'을 지정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항만분류체계에 따라 군산항의 대외적인 공식명칭은 현재와 같이 '군산항(Gunsan port)'으로 하고 기존 새만금 신항은 '새만금 신항(Saemangeum New Port)'으로 하며, 두 항만을 통칭하는 광역항만의 명칭은 '새만금항(Saemangeum Port)'으로 불리게 된다고 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새만금 신항'과 '군산항'이 상호 연계되어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새만금항'을 전북지역을 대표하는 광역거점항만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참 고마운 일이다.

전북도민은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 외 생각지도 않은 광역거점항을 선물 받은 것이다. 그것도 달라는 말 한마디 없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잘 살펴보자. 심의회의 결과는 새만금 신항에 무역항 지위를 부여하였다는 것과 두 항의 관리를 위해 두 항을 통칭하는 새만금항이란 이름을 새로 만들어 붙였다는 것인데, 사실 새만금 신항은 만든 이유가 배후세력권인 새만금에서 발생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한 항만으로 군산항과 별개의 항으로 개발하였고 이후 수차례 이를 공식 확인한 바도 있어 무역항 지위 부여는 당연한 것으로 치면 결국 한동안 화물을 나누어 줄 군산항과 '마음씨 좋은 아저씨'격인 해수부의 선물, 광역거점항 새만금항만 남게 된다.

새만금 신항 측의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이는 결과이다.

그럼 군산항의 입장에서 보자.

2026년 개장되는 새만금 신항의 운영을 위해선 불가피 군산항의 물동량을 나눌 수밖에 없고 새만금호의 오염 심화 등 배후 세력권인 새만금의 추진되는 꼴을 보면 향후 최소 몇 십년간은 이 상황이 변함없을 것으로 보여, 자기들이 주장하는 새만금 신항이 군산항의 대체항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해 왔는데, 느닷없는 새만금항의 출현으로 대체항 확보는 고사하고 날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화물의 일부와 역사적인 이름만 날렸다는 것이 된다.

이 상황에서 군산시민을 비롯한 전북인에게 과연 새만금항은 해수부의 선처일까, 아니면 새만금 신항이 군산항 화물의 장기(長期) 전이로 운영될 시 항만 시설의 과다로 인한 예산낭비라는 주변에 비난을 막으려는 해수부 차원의 꼼수일까?

그런데 이런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은 새만금 신항만 착공 때부터 예고되어 있었다.

항만의 입지도 적지가 아니거니와 착공시기도 시기상조인 새만금 신항만 건설은 '정치 논리'에 의해 계획 없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새만금을 아는 사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속절 없이 시간은 흘러 평소의 우려대로 내년 새만금 신항만 2선석 개장을 앞두고 완공 기약이 없는 새만금 배후권의 추진 상황과 3조원을 훌쩍 넘는 예산낭비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해수부는 철없는 관련 지자체들의 예상 못한 싸움이 설상가상으로 이 상황을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시켜 해수부의 항만건설 실책을 덮기는커녕 자꾸만 키우고 있어 고민이 깊어졌다.

따라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는데 이때 '싸움도 말리고 실책도 감출 수 있는 양수겹장'의 본 정책이 불가피하게 선택된 것 아니겠느냐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해수부가 어떤 처지에서 그런 얄팍한 정책으로 전북도민을 비롯한 관련 국민들을 무마하려 했는지는 크게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해수부가 자신들의 실책에 대한 변명을 위해 가까스로 만든 이 정책이 대한민국 근대사의 상징인 군산항을 없앴다는 것이다.

더욱이 민족의 비극이자 광주의 쓰라린 상처이며 군부독재 회유책의 상징인 새만금에 비교되어 사라졌다는 것은 나라의 정체성마저 되돌아 보아야 할 심각성을 보인다.

해수부에 간절한 마음으로 청한다.

필자는 군산항 회의론자들이 입버릇처럼 되뇌는 "군산항은 지속적인 퇴적으로 대형선박입항이 어려운 항만'이라는 폄하 발언이 회의 결과 발표와 같이 또 언급되는 것을 보고 왜 그리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으로 군산시민을 안타깝게 했는지 짐작이 갔다.

군산항 폐항의 주범은 해수부임을 확인한 것이다.

그런데 군산항은 당신들, 해수부가 생각하는 그런 퇴조항만이 아니다.

군산항은 새만금과 천혜의 상생조건을 갖춘 전북도민의 젖줄이다.

우선 당장 군산항준설토 없인 새만금은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

▲아성구 대표 ⓒ

군산항의 폐항을 재촉하는 제2준설토투기장의 건설을 중단하고, 금란도 투기 준설토를 새만금매립토로 제공함과 동시에 그 빈공간을 투기장 부족으로 애태우는 군산항 유지준설토 투기장으로 활용하면 이거야말로 어부지리에 상생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필자는 제2준설토투기장 건설기간 5년을 건설과 동시에 준설토 투기를 병행하겠다는 담당자의 구차한 변명도 필요치 않고 거액인 500억원의 국가예산을 절감시킬 수 있는 제안에 대해 해수부가 더욱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검토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새만금항이 전북대표항만이 되어야만 집중육성이 가능하다는 말로 들리는 해양수산부장관의 새만금항의 필요성에 대하여 동의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이 각 항을 분리 운영해도 어떤 문제도 없다는 판단이다. 우리가 모르는 문제가 있다면 설명으로 이해를 시키면 될 일이다.

모름지기 전북대표항만의 이름을 군산항으로 하면 모를까, 하위항의 이름으로는 오랜 역사의 근본인 군산항을 내어줄 수 없다.

동정은 사양한다. 오직 군산항을 살려내라는 요구만 할 뿐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