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째 공사 중인 새만금사업은 전북특자도민에게는 '희망고문'일 뿐 아니라 선거 때마다 도지는 '아픈 상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6.3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어느 정당 후보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높을지 구체적으로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전북특자도민의 의사와는 달리 역대 대통령 선거 때마다 새만금의 운명은 뒤바뀌거나 중단되면서 착공 35년 째 아직도 공사 중에 있기 때문이다.
먼저 올 상반기에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된 '2036하계올림픽 유치'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등의 공약이 엇비슷하다.
이재명 후보는 2036하계올림픽 유치 전폭 지원에 더해 전북을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로 조성하겠다 약속했고 김문수 후보는 하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국가 경쟁력 향상을, 이준석 후보는 하계올림픽 유치 지원을 기점으로 한 숙박, 체육 등 인프라 구축을 약속했다.
사실 하계올림픽은 전북 전주시가 국내 후보 도시로 결정된 만큼 2030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를 '반면교사'해 다음 정부가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인 것이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새만금은 다르다. 새만금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또는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부침이 심했다.
윤석열 전 정부에서 새만금산단이 '이차전지특구'로 지정되고 2023년 6월 시점에서는 "땅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는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그도 불과 2개월 여 앞을 보지 못한 외침이었다.
두 달 후인 그해 8월, 새만금은 '된서리'를 맞는다.

세계적 망신을 산 세계잼버리대회의 파행 책임이 마치 전북특자도에만 있는 것처럼 정부,여당이 몰아 세우더니 급기야 윤 전 정부는 '2024년 새만금 주요 SOC예산'을 정부안보다 무려 78%, 5700억 원을 싹둑 잘라 냈고 그래도 화가 안 풀렸는지 새만금의 기본계획(MP)를 다시 짜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한 때 국민의힘 후보가 되기를 꿈꾸면서 "나도 호남사람"이라고 외쳤던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전주출생)는 이를 두고 "새만금사업의 대해 '빅피처'를 다시 그리겠다"는 것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이에 앞서 그 전 정권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새만금에서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가진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새천년의 역사를 이곳 새만금에서 선포한다"면서 "27년간의 긴 어려움을 딛고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단지와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되며 새만금의 태양이 대한민국의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새만금의 바람이 미래를 여는 자원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가차없이 정권은 바뀌었고 윤석열 전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종전 30.2%에서 21.5%로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화려하고 거창하게 출발했던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은 빙하기에 들어갔다.
호남권 민주당대선 경선을 앞두고 지난 4월 24일, 새만금을 찾았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를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나라가 검찰 국가가 되다 보니까 모든 걸 검찰의 시각에서 재단하게 된 것 같다" 며 검찰의 태양광 관련 비리 수사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태양광 관련 산업에 무슨 비리가 있지 않겠느냐 해 관련 업체, 온 동네 다 쑤셔서 조사를 해댔다. 무슨 입찰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입찰을 아예 안 해 버리겠다면서 관련 업체들이 엄청나게 피해를 많이 입었던 것 같다" "(윤석열 정부)3년이라는 시간을 우리가 허비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잃어버린 3년을 보상하고도 더 빠른 속도로 재생에너지 사회로 신속하게 진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새만금'은 총선이든 대선이든, 선거를 앞두고서는 현란한 '공약 춤'을 췄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 운명은 '파리목숨'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35년 째 공사 중이며 완공 목표 연도는 오는 2050년으로 완공에만 60년이 걸리는 단군 이래 최대규모, 최장기 국책사업이고 사실상 완공이 언제될 지 모르는 겉모양만 번지르한 '지역균형개발사업'이다.
6.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서도 새만금에 대한 공약은 예외 없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성공적인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새만금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표현하면서 새만금 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및 적기 개항, 제2국가산단 조성, 광역 기반 시설 공공 재정 선투자" 등을 공약했으며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군산·김제·부안을 아우르는 새만금 메가시티 통합 조성"을 언급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17일 전북을 찾은 김문수 후보는 "(새만금을) 전부 매립하면 1억 평이 넘는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의 좋은 기업이 새만금에 많이 올 수 있도록 세금을 깎아드리고, 땅값 싸게 해드리고, 좋은 인력을 공급해 드리는, '삼박자 지원'을 통해 새만금을 빠른 시간 내에 세계적인 꿈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새만금에 세계적인 산업, 교육을 통해 기가 막힌 도시로 발전시킬 것을 약속드린다"며 "세금이 없는 자유 도시를 만들고 규제를 완화해 좋은 기업을 유치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서해안에 고속철도를 개통하고 비행장 등 모든 조건을 만들어 어디 서나 접근하기 쉬운 새만금을 만들겠다"며 "농업생명의 기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을 찾아 "새만금 사업에 대한 공약은 무의미하고 있는 것이라도 빨리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히 "새만금을 얘기한 지 30년이 넘어 간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래서 저는 이걸 공약이라고 하는 거는 좀 무의미하다. 미안하다.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라면서 "저는 정치를 하면서 뭐 새로 뭐 하겠다 이런 공약 많이 안 했다. 특히 엄청난 SOC 투자 하겠다, 이런 공약 잘 안 했다. 왜냐하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돈은 많이 들고 서 있는 거라도 빨리 끝내자. 새만금 문제는 다른 것보다도 '정리를 빨리 해야 될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새만금 해수유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문수 후보의 공약대로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새만금이 다시 "세계적인 꿈의 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이재명 후보의 공약대로 "계획이 서 있는 것이라도 빨리 정리"하는 방향이 나을지 새만금의 고민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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