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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매캐한 연기로 뒤덮인 하늘에 창문 못 열고 두통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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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매캐한 연기로 뒤덮인 하늘에 창문 못 열고 두통 호소

80세대 주민 147명 대피소 머물러…현재 진화율 95%

"연기 때문에 목도 아프고 아직도 어지럽고, 정성들여 키운 화단에 고무가 탄 재들이 내려앉으니 울컥합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각지에서 모여든 소방장비들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 도로를 가득 메웠다. 화재 진압용 소방헬기는 쉴 새 없이 머리 위를 날아다녔고, 소음에 현장에선 대화조차 어려웠다.

이날 오전 공장 앞에선 소방대원들이 먹다 남은 빵과 생수병, 우유팩, 음료병이 널부러져 있었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밤샘 진화작업에 소방관들이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18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소방당국이 중장비를 동원해 벽체를 제거하고 있다.2025.05.18ⓒ프레시안(김보현)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7시11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2공장 고무정련 공장동에서 시작됐다. 해당 공장동은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인 약 7000㎡ 면적에 생고무 20톤이 보관돼 있던 곳으로, 화재 확산 위험이 특히 컸다.

공장 건너편 편의점 앞에서 만난 직원들은 방화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길이 순식간에 공장 내부로 퍼졌다고 주장했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의 방화문이 고장 나 닫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 "스위치 고장 보고가 이미 올라갔고 정비 요청도 했지만, 회사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1200명이 일자리를 잃고 배달이나 대리기사로 나설 판이다. 지역 일감이 감당할 수 있겠냐"며 한 숨을 내쉬었다.

▲18일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아파트 앞에 주차된 차량의 모습. 지워지지 않은 그을음이 묻어 있다.2025.05.18ⓒ프레시안(김보현)

금호타이어 공장 인근인 광산구 소촌동 일대 주민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송광아파트에 거주 중인 강태선씨(83)는 "과거에도 큰불이 나 진화에 4일이 걸렸다. 이번에도 정말 심했다. 새벽까지 연기에 고생했다"며 "혹시 몰라 현장을 보려고 나와보니 쓰고 나온 마스크가 시커멓게 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차와 아파트 벽을 보면 지워지지도 않는 그을음이 가득하다"며 "무엇을 들이마셨는지도 모르겠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공장 근처 카페 주인은 전날 연기를 막기 위해 문틈을 테이프로 막고 버텼다고 했다.

그는 "유독가스가 심해 문도 못 열고 오후 3시께 일찍 문을 닫았다"며 "오늘은 가족과 함께 직접 현장에 음료를 들고 갈 예정이다. 경찰·소방관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화재 발생 후부터 화재 진압과 교통 통제로 쉬지 못한 소방관들과 경찰관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전해졌다.

인근 식당 주인은 "경찰들이 새벽 4시까지 교통 통제하더라 소방관들과 경찰관들이 너무 고생한다"며 "일반 손님은 받지 않고 고생한 소방관과 경찰관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고 말했다.

▲18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체육관에 설치된 임시 텐트들에 대피한 주민들이 머물고 있다.2025.05.18ⓒ프레시안(김보현)

광주여대 체육관에는 연기에 대피한 주민들이 머물고 있다.

현재 80세대, 147명이 체육관 내 텐트에서 임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소촌동 주민 한금효씨(77)는 "어제 방 안에 연기가 자욱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화단과 마당에 그을음이 가득하고 냄새가 매캐했다"며 "아직도 머리가 어지럽다"고 호소했다.

노한복 광산자율방재단 단장(67)은 "피해 주민들 가운데 목 통증,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단 도시락·물품·간식을 나눠드리는 등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단장 최홍표씨는 "사고 수습이 끝날 때까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2025.5.18ⓒ프레시안(김보현)

한편 18일 오전 광주여대 체육관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김용태 최고위원이 대피소를 찾아 위로했고, 전날 밤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방문했다.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광주지역 정준호, 조인철, 민형배, 전진숙 의원도 금호타이어 화재 현장을 찾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 진화율은 95%에 달하며 소방 대응단계를 1단계로 하향했다. 잔불 정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연기가 3일 정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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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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