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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가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천 아파트 공사장 옆 40대 엄마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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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가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천 아파트 공사장 옆 40대 엄마의 절규

아파트 공사장 소음·진동·먼지로 자녀들 폐렴·호흡기 질환 앓아

"평온했던 가족 삶 망가져공사업체, 시정하겠단 말만 되풀이"

업체 측 "어느 시점 되면 합의점 찾아 정리할 생각" 밝혀

"저희 가족은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공사 소음과 건물의 진동으로 아이들이 매일 아침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며 일어납니다. 공사가 계속되면서 가족들이 폐렴, 호흡기 질환, 원인 모를 피부발진, 스트레스로 인한 위염 등 전에 없던 병까지 얻었습니다. 건설사 측에선 항상 시정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할 집이 지옥이 되어버렸습니다."

▲경기 이천시 증포동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설치한 펜스가 2층 주택 바로 옆에 설치돼 있다.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4명 가족은 공사가 시작되면서 소음 진동 먼지로 인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 프레시안

이천시 증포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바로 옆 2층 건물(1층 상가 2층 주택)에 살고 있는 40대 엄마 문 모씨의 하소연이다. 문씨는 가족의 평온했던 삶이 2023년 초부터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송두리째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중학생 아들은 폐렴에 걸려 열흘 간 병원에 입원했고, 초등학생 딸은 호흡기 질환을, 자신은 원인모를 두드러기 등 온 가족이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피부질환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문씨는 특히 건물철거공사와 토목공사로 인해 "지반과 건물이 흔들리더니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1층 상가에는 인테리어로 설치된 파벽돌과 화장실, 창틀 바닥에 크랙이 발생하는 등 영업피해도 입었다"고 했다.

특히 2층 건물의 두 면이 공사장 펭스에 가려져 일조권‧조망권 피해는 물론 사생활 침해도 우려됐다고 했다.

문씨는 "이른 새벽, 주말에 집중적으로 소음이 많이 났고, 아파트 층수가 올라갈 때마다 펌프카 소리, 거푸집 떼는 소리, 중장비 소리, 철거 시 철골조 던지는 소리는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문씨는 국민신문고와 이천시청에 수없이 민원을 제기하고, 건설사 측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시정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뿐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문씨는 "우리 집에서 단 하루만 살아보면 우리 가족이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 했는지 알 것"이라며 "예민해져 있는 저희 가족들이 아이들이 자라는 몇 년의 모습도 신경 쓰지 못하고 생활다운 모습도 간직하지 못한 게 가장 한스럽다"고 전했다.

인근에 위치한 증포동 선경아파트에서도 "시끄러워 못살겠다 피해대책 강구하라" "소음공해 분진고통 선경주민 살고 싶다"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피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 공사현장은 내년 7월 준공을 목표로 대형 건설사인 G사가 현재 골조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문씨 건물과 인접한 어린이공원과 주차장 공사는 아파트 공사와 별개로 A종합건설이 오는 10월쯤 마무리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G건설사 측은 "문씨 건물과는 150~200m 떨어진 곳에서 공사하고 있다"며 "손해사정인을 통해 공사로 인한 민원인 피해 상황을 측정하고 있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A건설사 측은 "기준치 이상 소음 발생으로 벌금을 2번이나 맞았다"며 "어느 시점이 되면 (문씨 측과) 합의점을 찾아서 손봐드릴 건 봐드리고 정리할 생각이다.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나몰라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협상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해당 건설현장을 방문한 김재국 이천시의회 의원은 "시민의 건강과 아이들의 안전은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라며 "(문씨 가족의)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문씨는 "더 이상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모든 게 지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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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상

경기인천취재본부 이백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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