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래희망이 과학자인데, 공유학교를 통해 코딩부터 기초적인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지난 17일 오전 경기 시흥능곡초등학교 3층 소체육실에서는 25명의 학생들이 ‘레고 스파이크 에센셜(LEGO education SPIKE Essential) 로봇 코딩(기초)’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김형태 교사의 지도 아래 각자 직접 조립한 레고(조립완구) 자동차량이 정해진 길을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자신의 태블릿 PC를 활용해 차량의 움직임을 계산해 입력하는 코딩 작업을 반복했다.
정해진 길의 굴절각을 신중하게 계산하며 수 차례의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입력값을 수정하며 시도를 거듭하던 학생들은 마침내 차량이 원하는 대로 정확하게 방향을 전환하며 이동하자 환호를 지르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부 학생들은 코딩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친구들을 돕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5층 강당에서는 코딩 심화과정인 ‘레고 스파이크 프라임 로봇 코딩(전문)’ 수업에 참여한 25명의 학생들이 레고로 조립한 브레이크 댄서(모터이용 로봇)가 스스로 춤을 출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블록코딩과 다양한 센서를 이용해 센서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통해 직접 조립한 로봇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입력한 명령어대로 정확하게 춤을 추기 시작하자 로봇이 보다 어려운 행동들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명령어를 코딩하는 등 짧은 수업시간 동안에도 실력을 크게 키워 나가고 있었다.

3층 컴퓨터실과 2층 에듀온교실 등 또 다른 교실에서도 ‘앱인벤터로 만드는 나만의 오락실’과 ‘AI(인공지능)로 만드는 파이썬 게임’ 등 학생들의 디지털 활용 역량을 강화 시키기 위한 수업들이 한창이었다.
해당 수업들이 특별한 이유는 모두 정규수업이 아닌 ‘경기공유학교’ 프로그램이라는 점 때문이다.
공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경기미래교육 플랫폼’인 △제1섹터 - 학교 △제2섹터 - 경기공유학교 △제3섹터 - 온라인학교 중 하나인 ‘경기공유학교’는 학생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교육과 함께 다양한 학습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학교 밖 학습터에서 지역 전문가 및 교육자원을 활용한 교육활동과 시스템 구축을 포괄하는 지역교육협력플랫폼이다.
실제 이날 시흥능곡초에서 펼쳐진 ‘2025 초등 하이테크 코딩 탐험대 공유학교’ 수업은 AI와 SW 활용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현재 시흥능곡초 학생 2명을 비롯해 △산현초 △진말초 △은빛초 등 시흥지역 30개 학교와 △옥길산들초 △복사초 등 부천지역 3개 학교 및 광일초 등 광명지역 1개 학교 등 시흥·부천·광명지역 94명의 학생이 참여 중이다.
참여 학생은 선착순으로 모집돼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이 때문인지 공유학교에 참여해 디지털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박세현(시흥은행초 5학년) 군은 "평소 장래희망이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였는데, 관련 내용을 배울 수 있는 곳이 학교 방과후 수업을 통한 코딩 수업 밖에 없었다"라며 "부모님의 권유로 공유학교에 신청했는데, 선생님께서 워낙 세심히 가르쳐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배우고 있어 수업이 재밌다. 앞으로 다른 공유학교의 과학 관련 프로그램도 신청해 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흥능곡초 공유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이었다.
이날도 공유학교에 참여하는 자녀들과 함께 학교를 찾은 학부모 10여 명은 공유학교에서 제공하는 ‘학부모교실’을 통해 ‘길을 따라가는 오조봇으로 미니 로봇 체험하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은 자녀들이 배우는 내용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도를 높여 집에서도 함께 배운 내용을 나눌 수 있도록 도우며 학부모들이 능동적으로 공유학교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운영된다.
박세현 군의 아버지 박재용(39) 씨는 "과학자가 꿈인 아이가 보다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라던 중 공유학교를 알게 됐다"며 "특화 교육이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공유학교를 통해 초등학생 때부터 보다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집과 거리가 먼 공유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자칫 수업시간동안 할 일 없이 대기할 수도 있는데, 학부모교실을 운영해 줘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배울 수 있어 만족스럽다"라며 "보통의 부모들이 자녀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학부모교육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흥능곡초가 학생과 학부모 모두를 만족시키는 공유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은 경기도교육청의 ‘경기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지구’로 선정·운영 중인 시흥교육지원청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지역 협력 기반 디지털 교육 지원 체계인 ‘시흥 에듀-메이트(Edu-MATE)’를 통해 △상호 협력 △AI 기반 디지털 교육 생태계 조성 △교원 역량 강화 △교육 모델 확산을 추진 중인 시흥교육지원청은 ‘학교 현장 중심의‘시흥 디지털 미래학교’를 통해 △실천 중심의 소통·나눔의 네트워크 구축 △학교 디지털 교육 컨설팅 △교원 역량 강화 △동영상 플랫폼과 메타버스 활용 사례발굴 및 확산을 통해 학교 안 디지털 교육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또 ‘디지털 기반 지역 교육연구회’를 활용해 ‘하이러닝 활용 시흥형 개념 기반 탐구학습 모델’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 교과별 특화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있으며, 지역과 연계한 ‘시작부터 흥미진진 시흥공유학교’에서 교사와 마을 강사 및 대학교수 등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디지털 활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정책과 사업들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흥 디지털 혁신 선도 교원’을 양성해 교원 디지털 역량 강화 등 학교 현장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한편, 도교육청은 디지털 교육을 통해 시공간을 넘어 배움을 확장하기 위해 교육 환경 변화를 고려한 미래형 교수·학습 지원 체제 구축에 매진 중이다.
현재 도교육청은 경기형 AI기반 교수·학습 통합플랫폼 ‘하이러닝’ 구축 등 ‘미래형 교수·학습 체제’를 구축 중이며,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교육 연구·선도학교 운영 등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교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정책브리핑에 나선 김태석 도교육청 디지털교육정책과장은 "교육현장에서 디지털 교육 정책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25개 교육지원청과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지역별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형 수업 환경에서 교사와 학생이 충분한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풍성한 배움이 이뤄지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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