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북의 3중 소외'를 가장 잘 알고 심정적으로 이해하는 정치인이다. 그는 여러 차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낙후 전북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3년 전인 2022년 9월 민주당 대표 시절에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3중 소외를 겪고 있는 전북을 민주당이 균형발전 전략의 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5월 16일 전북 익산역 유세전에서 다시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전북 3중 소외론'을 제기하며 "국가정책의 심각한 문제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재자의 지배방식의 핵심은 국민을 싸움 시켜 힘센 쪽만 잔뜩 지원하는 것이다. 산업기반이 동쪽으로 다 몰리고 서쪽에는 농사나 지어서 호남이 소외된 것도 사실"이라고 첨언했다.
이재명 후보는 "호남에 지원하면 광주·전남에만 한다. 전북의 3중 소외감이 안타깝다"며 "전북은 호남에 묶이기 싫어서 전북특별자치도로 분리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 출신의 4선 의원이자 이재명 후보실장의 중책을 맡고 있는 이춘석 의원(익산갑)은 이날 "익산역 동부광장 연설에서 이재명 후보는 익산시민과 전북도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며 "전북이 느끼는 '3중 소외감'에 공감하며 균형발전은 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전략이라 강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의 '전북 3중 소외론' 언급은 같은 날 오후 전주시 전북대 후문 유세전에서도 등장했다. 이 후보가 다시 '전북 3중 소외론'을 꺼내 들고 "균형발전 전략은 지방에 대한 배려나 인심 쓰듯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라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가 수 차례 언급해온 '전북 3중 소외론'의 실체는 분명히 존재한다. 비수도권에 있어 각종 불이익을 당하고 영남에 치이고 호남에서도 홀대받기 일쑤인 '전북 3중 소외'를 놓고 오죽했으면 이재명 후보도 "슬픈 일"이라고 평했을까?
대통령 파면으로 시작한 21대 조기 대선은 70년대 개발연대기 이후 경부축 거점개발 이후 마를 날이 없었던 전북의 슬픈 눈물을 닦아주는 '균형발전의 중대 모멘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란 여론이 일고 있다.
역대 정부마다 '수도권 우선 개발'에 매달리더니 지금은 난개발 방지 차원에서 주변지역 개발에 신경 쓰며 수도권은 점차 광역화해 지금은 사실상 충청권까지 '범(汎) 수도권'에 속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다.
수도권의 거미줄 전철망이 충청권까지 확산된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충청권이 경제와 문화 등 각 분야의 몸집을 늘리면서 최근엔 수도권에 이어 인구를 빨아들이는 '제2의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충남의 인구는 10년 전인 2015년 말에 207만7600명이었지만 2021년 말엔 211만9200명으로 불었고 올 3월말 현재 주민등록상 인구는 213만5600명으로 늘어난 상태이다.
최근 10년 사이에만 충남 인구가 5만8000명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중에 전북의 인구는 186만9700명에서 173만3500명으로 13만6200명이나 쪼그라 들었다.
한쪽은 인구를 빨아들이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수도 없이 빠져 나가며 충남과 전북 등 두 권역의 인구 격차는 40만명을 넘어설 지경이 됐다.
지역민들은 "전북의 불균형과 개발 소외의 근본적인 책임은 중앙정부에 있다"며 "낙후지역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는 앞으로 추진할 행정기관이 공적 기관만이라도 비(非)수도권의 불균형 지역에 우선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균형발전 전략이 배려나 인심은 아니다. 국가 성장전략의 필수"라고 강조한 것처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등 균형발전 효과가 큰 기관일수록 불균형 해소의 지렛대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전북 정치권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 타당성 분석 및 사업방식'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경찰은 충북 충주에 있는 중앙경찰학교의 시설 노후화와 수용 인원 한계, 신입경찰 교육시설 확충 등을 위해 올 하반기에 '제2중앙경찰학교' 건립을 위한 최종 후보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제2중앙경찰학교'는 경찰 인력 양성을 위한 핵심 교육기관으로 한 해 5000명이 넘는 신임 경찰관이 교육을 받는 등 유치 지역의 경우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47개의 지자체로부터 유치 희망 의사를 접수한 뒤 1차 평가를 거쳐 전북 남원을 비롯한 충남 예산·아산 등 3곳을 후보지로 선정한 바 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제2중앙경찰학교가 남원에 자리하게 된다면 경찰 인재 양성뿐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의 상징적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된 국가 인프라를 남부지역으로 확산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전북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만 전북재향경우회 회장은 "충남에 경찰 교육시설이 편중 입지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지역 균형발전의 명분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영호남은 물론 충청권에서도 가까운 남원이 제2 경찰 교육기관의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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