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배우자 설난영 씨에 대해 "제정신이 아니다" 등의 표현을 동원해 비판하자, 국민의힘은 "여성비하적 막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성원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29일 논평에서 유 전 이사장의 한 유튜브 방송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았다. 국민의힘은 유 전 이사장이 전날 방송에서 "김문수 씨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다. 설난영 씨가 생각하기에는. 나하고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 "그런 남자와 혼인을 통해 내가 좀더 고양됐고,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가 어렵다",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가 없는 자리이다. 그래서 이 사람이 지금 발이 공중에 떠있다", "제정신이 아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지적하며 이를 "전근대적 가부장적 폭언"으로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그 저급한 권위주의적 인식으로 그동안 많은 여성인권 운동가, 여성 정치인과 어떻게 함께 인권을 위해 투쟁해 왔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신의 여성 인식은 '남편에 의해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뒤웅박' 수준밖에 안 되느냐"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학력 비하는 기본이고 여성 비하까지 추가한 희대의 망언"이라며 "해당 발언은 개발주의 시대를 살아 온 우리들의 어머니이자 여성인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비하한 폭언이자 망언이다.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평범한 오늘을 투쟁적으로 살아가는 모든 여성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유 전 이사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서는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정의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원석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기괴한 학벌 우월주의에 여성 비하, 노동자 비하"라며 "아무리 선거에 몰두해도 어떻게 이리 참담한 말을 하나"라고 격분한 모습을 보였다. 박 전 의원은 유 전 이사장과 2012~13년 통합진보당-진보정의당에서 같이 활동했다.
박 전 의원은 "설난영 씨를 비판해도 이런 식으로 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그 시대에 많은 학출 운동가들과 현장 노동자들이 결혼을 했는데, 그 분들이 저 발언을 어떻게 느낄까. 당장 고 노회찬 의원과 김지선 여사도 마찬가지 경우의 부부인데, 유시민 작가는 그런 분들에 대한 예의도 없나"라고 했다. 그는 "당장 사과해야 한다. 군말없이 사과하지 않고 '여성이나 노동자를 비하한 게 아니다. 설난영 씨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의 비평'이라는 식의 변명을 늘어놓는다면 그냥 뇌썩은 이준석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여성단체 '한국여성의전화'도 논평을 내고 "'찐 노동자'인 여성은 대학생 출신 노동자 남성에 의해 고양되는 수동적 존재인가. 그것이 대단한 지위인지는 모르겠으나, 노동자는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가 될 수 없는 존재인가. 기혼 여성의 지위와 주관은 남편에 의해서 결정되는 부속품에 불과한가"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여성과 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학력에 대한 비하가 진행자·출연자·방청객의 우스갯거리로 소비된 현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광장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표현을 쓰지 않고도 비판·토론할 수 있음을 배웠다. 유시민 씨는 무슨 특권을 가졌기에 공론장의 약속을 저버리고도 박수받으며 발언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광장의 여성과 노동자들이 만든 이번 대선에 그런 구태는 용인될 수 없다"며 "통렬히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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