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방치된 국유건물을 취약계층의 자립 공간으로 전환하는 정책 실험에 나섰다. 공공자산을 활용해 일자리 기반을 마련하는 이번 사업은 전국 최초 사례다.
전북도는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전북광역자활센터,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전북지부와 함께 ‘유휴 국유재산 자활사업장 활용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산 취득 여력이 부족한 자활기업·자활사업단에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자립 기반을 실질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도는 지난해 말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올해 전주·익산·임실 등 5개 지역의 유휴 국유건물을 자활사업장으로 지정했다. 이들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지역 자활기업의 특성과 수요에 맞춰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가장 먼저 개소하는 전주 금암1파출소 건물에는 ‘청년자립도전사업단’이 입주해, 1층에 자활 생산품 판매점, 2층에 디저트 개발 및 케이터링 공간을 운영한다. 익산 영등치안센터는 ‘다온팜스사업단’이 호두과자 판매와 도시락 제조 공간으로 활용하며, 임실 선거관리위원회 구청사는 문구·팬시용품 매장 ‘알파 임실점(늘해랑)’으로 변모한다.
이외에도 군산 흥남치안센터는 ‘카페보네 군산점’으로, 남원 동충치안센터는 ‘베이커리카페사업단’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모두 과거 행정 목적의 치안시설이었지만, 이제는 지역민의 일터이자 자립의 거점으로 다시 살아나게 된다.
이번 사업은 캠코가 국유건물을 대부하고, 개소당 1000만 원의 정착지원금을 지원하며, 전북도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각 자활기관은 실제 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사업의 성격상 초기 공간 제공을 넘어, 지역 여건에 맞는 특화 자활모델로 진화할 수 있도록 사업장별 운영 전략도 병행 설계되고 있다.
전북도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공간 재활용이 아니라, 공공자산의 사회적 환원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징적 전환으로 평가하고 있다.
황철호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히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을 돕는 기반을 복원하는 상징적인 시도”라며 “자활사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물리적 기반을 갖춘 ‘전북형 자활모델’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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