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축구협회 김 모 회장이 '경기에 출전을 시켜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전회장과 축구인들에게 쌍욕을 퍼붓고 행패를 부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욕설 세례'를 받은 직전회장은 "김 회장의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추태를 고발한다"며 재발방지 차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20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이천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제출된 진정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5일 오후 이천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천시축구협회 60대 아이리그 경기 중 선수교체에 불만을 품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행패를 부렸다.
해당 진정서를 낸 엄모 직전회장은 "김 회장이 속한 OO축구회에서 2대0으로 앞선 후반전에도 자신을 출전시켜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축구협회장을 개호구로 아느냐, 나를 왜 안시켜주느냐, 이런 개XX들"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회장은 '내년에 60대 아이리그를 개최하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는가 하면, 이를 말리던 엄 전 회장에게 "이 개XX야 축구협회 돈 떼먹은 거나 내 놓아라 이 X같은 XX야"라며 쌍욕을 남발했다고 한다.
엄 전 회장은 이어 "김 회장은 후반전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본부석과 관람석에서 담배를 피며 소란을 피우더니 급기야는 경기시간과 스코어가 나오는 전광판을 꺼버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저는 이런 사람이 이천시 축구협회장이라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며 "이번 일로 인해 축구인들은 말할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고, 그의 민낯을 보면서 한심스러움을 금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목소리 높였다.
엄 전 회장은 특히 "김 회장은 지난 2년 전에도 축구협회 임원에게 욕설을 퍼부어 징계를 받은 전례가 있음에도 또 다시 이러한 추태를 보였다"며, "이러한 추악한 작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해 달라"며 이천시체육회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그동안 직전회장에게 쌓여 있던 감정이 그날 폭발해서 욕 한마디 한 것인데, (어쨌든) 그분이 축구협회 공금을 횡령한 것은 한 거고, 욕을 한 건 사과할 것"이라며, "OO축구회 측에는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이참에 탈퇴를 하겠다고 의사표명도 했다"고 말했다.
이는 현직인 김 회장이 욕설 파문에 대한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느닷없이 직전회장의 '공금 횡령' 의혹을 폭로한 것으로, 횡령과 관련한 사실 여부를 놓고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천시체육회에는 지난 19일 김 회장의 처벌을 촉구하는 직전회장과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축구인이 낸 2건의 진정서가 각각 접수됐다. 진정서가 접수되면 체육회는 3개월 내 스포츠공정위를 열도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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