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같이 뭘 만드는 건 처음이에요.”
전북 완주군이 가정위탁아동의 원가정 복귀를 돕기 위한 따뜻한 자리를 마련했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손끝으로 빚는 가족의 온기’. 지난 5년간 이어진 이 프로그램은 부모와 아이가 다시 손을 맞잡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천천히 다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번 행사는 소양면 봉강요에서 열렸다. 이곳은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 명장으로 선정된 도예가 진정욱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공간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8가정, 23명이 참여해 도자기 체험과 스마트기기 과의존 예방 교육, 가족사진 촬영, 도시락 소풍 등으로 하루를 함께했다.
아이들은 전북스마트쉼센터 전문 강사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돌아보며 부모와 함께 ‘우리 집의 디지털 약속’을 만들어 봤다. 짧지만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간 시간이었다.
점심시간에는 돗자리를 펴고 준비한 도시락을 함께 나눴다. 어색하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웃음과 이야기로 채워졌다. 한 부모는 “이렇게 아이와 마주 앉아 밥을 먹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레 웃음을 지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만든 도자기에는 서로를 향한 마음이 담겼다. 흙을 빚는 손끝에 망설임도, 애틋함도 깃들었다. 완성된 도자기는 건조와 소성 과정을 거쳐 한 달 뒤 가족의 손에 다시 전해진다. 다시 만날 약속처럼.
초등학생 A양은 “아빠랑 같이 도자기를 만든 게 정말 재밌었고,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들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A양의 아버지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정말 소중한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완주군은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이 친가정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점차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원가정 복귀 프로그램’을 해마다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함께 무언가를 경험하고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초점을 둔다.
완주군 관계자는 “가족이란 이름 아래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연결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아동과 부모가 함께 따뜻한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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