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하반기 원(院)구성이 완료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최 결정에 반발하며 본회의장을 이탈했다.
국회는 2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운영위·법사위·문체위·예결위 등 공석인 상임위원장 보궐선거를 진행했다. 운영위원장엔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법사위원장엔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문체위원장엔 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예결위원장엔 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 자리를 야당인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했고, 민주당은 "1기 지도부의 합의사항"이라며 이를 거부해왔다. 결국 별도의 타협점 없이 민주당이 독식하는 원구성이 완료된 것이다.
민주당은 여야합의 없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명분으로 추경안 심사 등 민생 실천을 내세웠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고 속도가 제일 중요하다"며 "하루라도 빨리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오늘 국회 예결위원장을 선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야합의가 이뤄졌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되지 못한 점을 원내대표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중요한 건 민생회복의 골든타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우 의장을 찾아 본회의 개최를 요구할 때도 '6월 임시국회 내 추경안 처리'를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선거 표결에 불참한 채 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협치 요청이 있은 지 단 하루 만에 협치를 무너뜨린 것"이라며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가 드디어 시작됐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대선 과정에서 '협치'를 강조했던 것을 들며 "이 말은 전부 다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이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힘 측 핵심 요구였던 법사위원장직과 관련 "이재명 정권은 오늘 다시 가져간 법사위원장직으로 입법부의 입법 기능을 틀어쥐고 사법부의 숨통을 끊어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에선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본회의 직전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우 의장에게 '협상시간을 더 달라'는 취지로 본회의 연기를 요구했지만 우 의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선임 선출에 관한 건을 최소 1주일이라도 연기해달라고 건의를 드렸다"며 "의장께선 '충분한 시간을 줬다', '오늘 처리해야 되겠다', '협상이 잘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이렇게 진단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안 또한 오는 30일 단독 본회의를 개최해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선 국민께서 이미 적격 판정을 내리셨다 생각한다"며 "손 놓고 (야당의 동의를) 기다리진 않겠다. 민주당은 해야 할 일을 속도감 있게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일부 의원들이 이에 반발해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 내 농성에 들어간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규탄대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부터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농성에 들어간다"며 "법사위원장 (선출 건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에 대해 항의하며 법사위원장 반환도 요구한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