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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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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하라

[세월호 참사 공동기고 ②]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

우리 속담에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로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단장의 고통이 아닐까.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게 올바른 이치인데 네가 죽고 내가 사는 것은 무슨 괴상한 이치란 말인가. 온 세상이 깜깜하고 해조차 색바래 보인다. 슬프다! 내 작은 아들,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이는 이순신이 정유재란 때 셋째 아들 '이면'의 전사 소식을 듣고 <난중일기>에 쓴 글이다. 얼마나 아팠을까?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11년 전 세월호 유가족들의 심정이 그랬을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은 초상집과 유가족이 되었다. 그날 차가운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건 단지 세월호만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수많은 꿈과 희망도, 미래도, 그리고 반드시 지켜졌어야 생명도 침몰하고 말았다. 세월호는 왜 침몰했는지? 아이들은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 이유조차 모른 채 별이 된 아이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게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11년 동안 표류하고 있다. 그동안 특별법에 따른 정부 차원의 두 개의 조사위, 곧 선체조사위원회(2017)와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2018)가 활동했다. 세월호 선체가 목포 신앙에 거치된 뒤 특별조사기구인 선조위가 출범하여 침몰원인을 조사했다. 선조위는 2018년 8월 활동을 종료한 뒤 두 개의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것이 '내인설'과 '열린설'이다. 내인설은 복원성 불량에 초점을 두었고, 열린설은 외력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또 2022년 6월에 활동을 종료한 사참위는 "외력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외력이 침몰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확실하지 않은 결론을 내렸다.

사실, 두 개의 국가 조사위가 출범하기 전에 세월호 침몰원인에 대한 중앙 해양안전심판원은 특별조사부를 꾸려 조사를 진행했다. 사고 8개월여 만인 2014년 12월 29일, 중앙 해심의 특별조사부는 침몰원인을 '복원성 불량'으로 발표했다. 이것은 앞선 검찰 수사 결과와 같은 내용이었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심은 왜 침몰원인을 '복원성 불량'에 무게를 둔 섣부른 결론을 내렸을까? 또 두 개의 특별조사기구인 선조위와 사참위가 명확한 침몰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는데 목포 해심은 10년 7개월 만인 2024년 11월 26일에 사실상 선조위의 내인설(복원성 불량)을 채택한 것이다. 그것도 12.3 내란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이다. 윤석열 정부는 왜, 무엇 때문에 서둘러 세월호 침몰원인을 '내인설'로 결론을 내렸을까? 이에 더욱 의문이 드는 것은 세월호 침몰원인을 한결같이 '내인설'로 결론지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이하 세월호잊지않기실천회의)는 25년 2월 총회에서 4.16연대 집행위에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이는 12.3 내란과 탄핵, 그리고 파면으로 이어지는 숨 가쁜 상황에서 조기 대선으로 출범하는 새 정부에 다시 한번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하게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세월호잊지않기실천회의는 40여 개 시민사회 단체가 연대한 모임이다. 이는 목포 시민사회가 연대하여 지역사회에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완전히 이루어내고, 또한 생명존중과 안전사회를 위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2017년 4월 11일,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거치된 뒤 매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행사를 진행해 왔다.

세월호잊지않기실천회의는 새해 첫날(1.1) 세월호 차례상을, 음력 추석에 추석 상차림을, 그리고 4.16에 즈음하여 세월호 참사 추모 기억문화제(4.16 주간 전 일요일-목포 평화광장), 기억식(4.16-목포 신항 세월호 선체 앞), 4.16 생명과 안전 전남 청소년 작품공모전(4. 1~6. 30), 기억전시회(4. 1~4. 30), 기억영화제(4.16 주간 전 토요일-목포독립영화관 시네마MM)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완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시민들에게 알릴 것이다. 또 우리는 생명존중과 안전사회를 위해 정부에 끊임없이 요구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한편 최근 세월호 침몰원인을 '외력설'에 무게를 둔 영화가 개봉되어 화제가 되었다. 지난 4월, 윤솔지 감독의 <침몰 10년, 제로섬>, 독립 다큐멘타리 영화가 반응이 뜨거웠다. 지금도 여전히 상영되고 있다. 한 번 꼭 보시기를 추천한다.

영화 <침몰 10년, 제로섬>이 그동안 국가조사기구가 결론 내린 '내인설'보다 '외력설'에 무게를 둔 까닭이 있다. 당시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를 지날 때 한미연합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이는 잠수함의 충돌로 세월호가 침몰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왜, 침몰하는 세월호 상공 위를 헬기가 맴돌다 돌아갔을까? 왜, 아이들을 구조하러 간 민간 선박을 돌려보냈을까? 이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한국을 방문했다. 오바마는 세월호 참사 추모 기간에 내건 성조기를 한국 정부에 건넸다. 그의 의도는 동맹국을 위로한다는 차원이었다. 추모 기간에 내건 조기를 선물로 주는 사례가 있는가? 그 이유는 뭘까 또 의문이 들었다.

여기에 미국이 뭔가 의도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미국의 눈치를 보는 걸까? 왜, 당시 국가권력과 정부는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를 외면했을까? 여기에는 분명히 까닭이 있을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당시 진도 앞바다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있었다. 해상군사훈련이니 군함과 잠수함이 떠오른다. <제로섬> 영화에서 보면 '세월호의 복원성 실험'을 의도적으로 피해버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복원성 불량에 무게를 둔 내인설이 설득력을 잃고 만 것이다. 세월호의 항적상 급변침의 원인은 외부의 충돌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합리적 의문을 품게 된다. 세월호 참사 배경에 미국의 개입은 없었을까?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대로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세월호 침몰원인의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기를 바란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 이 일을 이재명 정부가 충실하게 해 주길 바란다. 먼저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어떤 국가 기관이나 권력의 간섭없이 충실하게 취임사의 약속이 이행되기를 바란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의무를 다하기를 바란다.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 꼭 밝혀진다. 자루에 뾰족한 송곳을 넣으면 송곳이 자루를 뚫고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듯 세월호의 진실은 결단코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또 기억하자. 어둠은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진실은 어둠을 밝히는 촛불과 같다. 봄 언덕 아지랑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듯 세월호의 봄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기억은 진실을 밝히는 강력한 무기이다. 우리는 이 땅의 국가권력에 의한 모든 피해자를 향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우리는 불평등과 불의에 저항하며, 부당한 것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우리 시민이 정상과 상식과 이성과 합리성을 담보하고 올바르고 안전한 사회로 갈 수 있도록 일상에서 힘쓰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진상규명이 다 끝나고 나면, 희생된 304명의 모든 유가족과 국민, 그리고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하나 올릴 거예요. 이 사건에 대해서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는지…. 우리 수현이에게도 보여줘야죠. 숙제 검사는 꼭 받아야 하니까."

이는 단원고 2학년 4반 박수현 학생의 아버지 박종대 씨의 숙제라고 한다.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 박종대 씨가 아들 수현에게 숙제 검사를 받도록 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이 글은 시민언론 민들레, 오마이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정부자씨로부터 프리지어 꽃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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