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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 장마 끝" 기상청 발표에 익산시가 가슴 쓸어 내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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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 장마 끝" 기상청 발표에 익산시가 가슴 쓸어 내린 이유는?

최근 2년 동안 3번 물난리…올 6월 첫 폭우 고비 넘겨

기상청은 3일 "남부지방은 이달 1일, 제주는 지난달 26일 장마가 끝났다"고 밝혔다. 장마가 일찍 종료된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찬 공기가 만나는 경계에 형성되는데 이 고기압이 확장되며 장마전선을 밀어냈고 장마가 종료됐다.

장마 종료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린 지자체가 바로 전북자치도 익산시이다.

▲익산시 망성면의 한 젊은 농부가 2024년 7월 8~10일의 집중호우로 초토화된 비닐하우스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프레시안

금강을 머리에 이고 있는 '익산 북부권'은 폭우가 내리면 주변의 빗물까지 받아내는 '물그릇' 역할을 할 정도로 저지대에 속한다. 여기다 금강 수위가 높아지면 역류현상이 발생해 작은 천(川)부터 범람하고 주변의 농경지 침수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 2023년 5월과 7월 침수의 잇따른 두 차례 침수에 이어 작년 7월에도 익산 북부권을 형성하는 망성면과 용안·용동면 등은 물바다로 변했다. 농민이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면 물이 이마까지 잠길 정도로 심각한 수해였다.

2년 동안 3번의 물난리를 겪은 셈이다. 이곳 주민들은 기후변화로 시간당 100㎜가 넘어서는 '극한호우'까지 강타하고 있어 먹구름만 끼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예컨대 지난해의 비극만 봐도 7월8일부터 10일까지 익산지역에 내린 누적 강우량은 310㎜를 기록했다. 한 해에 내릴 비의 20% 이상이 사흘 만에 양동이로 퍼부을 정도로 쏟아졌다. 익산 북부권인 용안·망성면에는 각각 435㎜와 424㎜의 물폭탄이 떨어져 더 큰 피해를 봤다.

익산시는 더 이상 재난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정치권과 협력해 북부권 대책 강화에 적극 나섰다. 배수능력 확충과 예·경보시스템 강화, 기반시설 확충 등에 주력했다.

익산시는 지난 5월 2일 행정안전부와 함께 '북부권 침수지역'에 대한 재난대응체계를 점검한 데 이어 6월 12일부터 사흘 동안 금강 주변 농배수로에 방치된 영농폐기물을 말끔히 걷어내는 등 '악몽 재현' 예방을 위한 총체적 대응에 돌입했다.

영농폐기물 제거 첫날엔 이재명 대통령이 한강홍수통제소를 찾아 장마를 대비해 상습 침수구역을 정비하고 홍수 예·경보시스템을 점검할 것을 당부한 날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히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매우 막중한 의무이며 책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공직사회가 재난안전관리 업무를 최우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이 6월19일 밤부터 20일 사이에 중부와 남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보하자 익산시도 즉각 움직였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비가 많이 내린 21일 현장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 페이스북

정헌율 익산시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18일 북부권으로 달려가 농경지 배수로와 비닐하우스 주변에 방치된 폐비닐과 보온커튼 등 적치물을 수거해 침수 원인을 사전에 제거했다.

이번에는 망성·용안·용동면 자생단체와 NH농협 익산시지부, 자원봉사센터 등 200여명이 함께해 침수 발생 요인을 제거했다. 이날 수거한 물량만 70여톤에 달했다.

익산시의 선제적 대응은 지난달 하순에 내린 호우의 피해를 극소화한 효과로 이어졌다.

익산시에는 21일 새벽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용동면에 147㎜의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함열 124㎜, 함라 122.5㎜, 용안 122㎜ 등에도 많은 비가 내렸지만 공공·사유시설의 수목 전도 10여건 발생 외에 큰 피해는 없었다.

익산시의 준비된 대응은 익산시의회에서도 평가를 받았다.

소길영 익산시의원은 지난달 23일 열린 시정질의를 통해 "익산시 차원에서 집중호우 이전에 농배수로의 물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각종 영농폐기자재를 수거했다. 선제적 대응을 잘한 것 같다"며 "그 결과는 어떠한가"라고 물었던 것이다.

▲소길영 익산시의원이 2025년 6월 23일 열린 시정질의를 통해 정헌율 익산시장에 시정질의를 하는 모습 ⓒ익산시의회

답변에 나선 정헌율 익산시장은 "전 공무원이 나서 현장조사를 하고 수거를 마무리한 결과 물난리가 났던 재작년과 작년의 수준으로 올해도 비가 왔지만 끄떡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선제적 재난 대응으로 올해 첫 고비를 넘긴 익산시는 7월의 장마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남부지방의 장마가 끝났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익산시 공직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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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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