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군(군수 우승희)의 고대 마한 유적인 '내동리 쌍무덤'과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이 7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영암시종고분군'이라는 명칭으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영암군에서 국가지정 사적이 나온 것은 1989년 '구림리 요지' 이후 35년 만의 성과다. 지역사회는 이번 지정을 마한을 포함한 고대 영암의 역사문화가 국가적으로 공인받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암시종고분군은 5세기 중·후반부터 6세기 초에 걸쳐 조성된 고분군으로, 마한 전통 옹관묘에서 대형 방형 분구 석곽묘·석실묘로 변화하는 매장문화의 변천사를 잘 보여준다.
또한 고대 토목 기술, 공동체 조직, 외래문화 수용 등 고대 마한 세력의 독자적 정체성과 생활상을 담은 고고학적 가치도 크다. 백제·가야·왜·중국 등과의 교류 흔적이 담긴 청자잔, 동남아산 유리구슬, 동물형 토제품 등은 당대의 문화교류사를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사적 지정은 지난 2009년 장동 방대형 고분 시굴조사에서 시작해, 2018년 내동리 쌍무덤 정밀조사, 2022년 통합 사적 지정 신청까지 이어진 15년간의 학술조사와 전략적 행정의 결과다.
특히 지난 2022년 국가유산위원회의 "장동 고분도 함께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용해, 두 유적을 '영암시종고분군'으로 통합 신청하며 사적 지정을 이끌어냈다.
영암군은 민선8기 들어 '마한의 심장, 영암'을 군정 비전으로 삼고, 문화유산팀을 신설하는 등 체계적 보존과 활용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이번 사적 지정과 더불어 지난 2023년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영암 유치가 맞물리면서, 지역의 마한 역사문화 정책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은 앞으로 시종고분군의 보존·관리, 전시·교육 프로그램 개발, 역사문화 관광자원화 등을 추진하며, 전라남도와 협력해 세계유산 등재까지 중장기 과제로 삼을 계획이다.
우승희 군수는 "이번 사적 지정은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와 함께 '마한의 심장, 영암'을 국가가 인정해준 쾌거"라며 "전라남도 조례 제정부터 문화유산팀 신설, 학술조사, 사적 지정까지 이어진 지역사회의 전략적 노력의 결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마한 유산을 바탕으로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국내외에 영암의 위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관광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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