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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외친 대구치맥축제, 다회용기는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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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외친 대구치맥축제, 다회용기는 ‘실종’

실효성 논란

대구시가 친환경 축제를 목표로 제작한 다회용기 2만4천개가 2025 대구치맥페스티벌 현장에선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치킨과 맥주로 가득 찬 축제 한가운데, 정작 다회용기는 텅 빈 반납부스와 함께 자취를 감춰 “친환경”이라는 말이 전시용 구호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다회용기 반납부스 ⓒ 대구경실련

대구경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경실련)는 8일 성명을 내고 축제 운영 미흡과 다회용기 순환시스템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 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구시는 2025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제로 만들겠다며 다회용 컵 2만4천개를 제작해 배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축제장 곳곳에는 다회용기 반납부스도 설치하고, 참가자들이 순환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실제 축제 기간(7월 2일~6일) 현장에서는 다회용기 사용률이 극히 저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장을 방문한 시민과 단체들의 제보에 따르면, 맥주 부스 등 주요 판매 지점에서는 대부분 일회용기를 사용했고, 다회용기는 거의 볼 수 없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구경실련은“7월 4일 저녁, 메인무대 주변 중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곳은 단 한 곳뿐이었다”고 증언했다.

반납부스는 설치돼 있었지만 회수된 용기는 매우 적었고, 일부 부스에서는 “다회용기 사용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회용기 공급·세척·재공급을 담당한 업체는 대구시의 제한경쟁입찰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약 5200만원.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이 업체는 축제장 80~90개 부스에 1일 2만4천개의 다회용 컵을 공급하고, 세척 후 다시 공급해야 했다.

그러나 축제기간 실제 운영은 이 지침과 큰 괴리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단순한 현장 관리 미흡을 넘어 시스템 전반의 설계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당 업체는 다회용기 수요를 사전 파악하고 공급·회수 계획을 수립해야 했지만, 이 같은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환경부의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사업’에 선정돼 기대를 모았던 대구치맥페스티벌의 친환경 전환 시도는 이로써 또 한 번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도 전용 컵 2만개를 제작했지만 올해 역시 현장 사용률은 미미했다.

지역 주민들은 “세척된 컵이 어디 있는지 몰랐고, 판매자도 다회용기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단일 업체에 공급부터 운영까지 전부 맡기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며 “분야별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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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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