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양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번갈아 지낸 독특한 이력의 정치 원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1기 내각 인사 중 가장 칭찬할 만한 선택으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지명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 한 달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고는 "취임해서 한 달 조금 더 지났는데 지금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고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하면서도 "최근 여론조사상에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지금까지는 비교적 순탄하게 잘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사실은 가장 중요했던 것이 내각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였는데, 제가 보기에 좀 깜짝 놀랄 만한 일도 있었다"며 "전체 내각 구성 중에서 노동부 장관 선택이 굉장히 특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한 이후에 현장 노동자가 노동부 장관이 된 게 처음 있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 점에 대해서 사실은 전반적인 근로자들이나 일반 저소득층이 생각할 적에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나 본다"며 "여태까지 과거 우리나라 노동부 장관들을 보면, 노동부 장관이 마치 경제부처 장관처럼 노동자의 관심은 다른 데다 두고 자기들도 경제부처에 협력하는 태도만을 보였는데 갑작스럽게 현직 기관사가 노동부 장관이 됐기 때문에 이제 근로자들이 생각하기에 '저 사람은 그래도 우리 편을 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야당이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그 분들이 장관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으면 몸조심을 많이 하고 자기 주변을 잘 다스렸을 텐데, 그런 생각을 안 하다가 장관이 되다 보니 그런 문제가 터져 나오는 것"이라며 "사실은 장관 후보자 자신들이 자기가 장관에 취임함으로써 대통령에게 누가 되느냐 안 되느냐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면 쉽게 끝나는데, 일단 임명을 받으면 욕심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사실 과거에 입각을 한 사람들도 대부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다 입각을 하는 그런 전례들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 가장 심각한 문제가 교육부 장관(후보자) 이진숙 씨"라며 "학문의 세계에서 표절이라는 것은 결국 남의 학문을 도둑질한 것과 비슷한데, 학문적으로 문제 있는 분이 과연 교육부라는 중차대한 자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이재명 정부 대미 특사로 지명됐다가 이후 여당 내의 반대 여론이 나오며 공식 인선 발표가 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왜 그렇게 소란스럽게 말들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솔직히 대통령실에서 특사 얘기가 나와서 내가 나름대로 생각을 해서 '좋다'고 응답을 했는데 그 다음에는 더 이상 들어본 적이 없다", "특사라는 자리가 대단한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쪽에서 요구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받아들인 것뿐인데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내가 특별하게 반응할 것도 없고, 응답을 했으니까 어느 시기에 가달라고 그러면 가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안 가면 그만"이라고 했다. 여당 내 반대의견에도 "내가 간다고 했으니까 거부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한편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서는 "생리적으로 혁신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정당 아닌가"라며 "그 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영남 출신 의원님들은 당의 진로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자기네들은 지역 특성으로 봐서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밖에서 뭐라고 하는 것에 대해 별로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다만 "전통적인 지지층도 영원히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전통적 지지층이 보기에 '이렇게 해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이탈하기 시작할 것 같으면 그때 가서 좀 정신을 차리고 변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상황으로 보면 전통적인 지지층도 좀 흔들리지 않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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