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광주 동구 들랑날랑 커뮤니티 센터에 이웃 50여 명이 모였다. 삼겹살 굽는 냄새가 골목을 타고 퍼졌고, 오래된 침묵처럼 무거웠던 얼굴에는 조금씩 웃음이 번졌다.
광주 동구의회(의장 문선화)는 17일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삼겹살 나눔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동구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지역 봉사자들이 배식봉사로 함께했다. 누구는 고기를 굽고, 누구는 접시에 과일을 담았다. 자원봉사의 손길이 분주했지만, 그 속엔 차가운 도시의 온기를 되살리는 진심이 있었다.

이 자리를 가능하게 한 익명의 후원자는 "식사와 함께 과일과 음료를 준비하며 힘든 상황에 놓인 이웃들과 한 끼를 나눌 수 있어 기뻤다"며 "앞으로도 이런 나눔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쪽방촌은 대체로 고령의 1인 가구가 많고, 정서적 고립도 심각하다. 행사 관계자는 "이곳 주민들이 오랜만에 이웃과 함께한 식사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며, "밥 한 끼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역사회가 잊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누군가 여전히 곁에 있다는 감각은 무더위보다 더한 외로움을 이기는 힘이 되었다. 이날 삼겹살 나눔 행사는 단순한 식사 지원을 넘어, 동구라는 공동체가 품은 연대의 상징이기도 했다.
문선화 의장은 "이병호 후원자님을 비롯해 이 따뜻한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웃과 함께하는 이런 정성들이 우리 동구를 더 따뜻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한 끼 식사에 담긴 정성과 마음. 동구의 여름은 그렇게, 작지만 깊은 연대로 채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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