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진화생물학의 기반을 다진 전북대학교 이병훈 명예교수(생명과학과)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는 학술상이 제정됐다.
한국진화학회는 ‘이병훈 진화학상’을 올해 처음 제정하고, 진화학 분야의 유망한 신진 연구자에게 매년 이 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곤충 계통분류학과 진화생물학을 국내에 처음 정착시킨 이병훈 교수의 학문적 기여를 기리고, 후속 세대를 격려하기 위한 취지다.
제1회 시상식은 7월 17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생물과학협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진행됐다.
첫 수상자로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우주 박사가 선정됐다. 김 박사는 다양한 크기의 소금쟁이 종이 체격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적응 행동을 진화시켰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에는 이병훈 명예교수 본인이 참석해 상을 직접 수여하며, 수상자를 격려했다.
이 교수는 “진화생물학을 처음 접했을 때의 경이로움과 국내에서 이 분야를 개척해온 자부심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며 “이 상이 젊은 연구자들의 여정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진화학회는 “국내 진화학 분야는 여전히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이 상이 신진 연구자들의 도전과 성장을 응원하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병훈 교수는 서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북대에서 오랜 기간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과 학문 발전에 전념해 왔다. 한국곤충학회장, 한국동물분류학회장, 한국생물다양성협의회장, 국립자연박물관 설립추진위 상임위원장 등 학계 중책도 두루 맡았다.
또한 『유전자들의 전쟁』, 『자연사박물관과 생물다양성』, 『유전자 전쟁의 현대사 산책』 등 학술 교양서를 집필하고,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과 『자연주의자』를 번역하며 학문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최근에는 평생 수집해온 ‘톡토기’ 관련 자료와 국립자연사박물관 설립 관련 기록 등을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에 기증, 과학사 연구 기반 마련에도 이바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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