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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뒤 도로포장 완료되지 않으면 그만두겠다"…강기정 광주시장의 '시장직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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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뒤 도로포장 완료되지 않으면 그만두겠다"…강기정 광주시장의 '시장직 걸기'

잇단 악재와 지지율 하락에 '승부수'…최고 행정 책임자로서 발언 '논란'

강기정 광주시장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도로포장 공사가 오는 12월 22일까지 완료되지 않으면 시장직을 그만두겠다"는 발언이 논란이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지만, 140만 광주 시민의 최고 행정 책임자로서 적절한 언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 시장은 22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교통문화연수원에서 열린 택시요금 현실화를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는 90% 이상 완료됐으며 막바지 작업 중이다"면서 "시민들은 불편이 있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도시철도 2호선 때문에 죽겠다"며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빚은 빚대로 지고 시민 불편까지 가중돼 욕만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금호지구 입구 도로포장 덧씌우기 공사현장을 찾아 공사관계자와 노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2025.07.21ⓒ광주광역시

광주에서는 지난 2019년 도시철도 2호선 착공 이후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온건 사실이다.

도심 곳곳이 공사로 인해 파헤쳐지고 울퉁불퉁한 지면으로 인해 타이어 펑크와 자동차 파손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광주시에 공식 접수된 민원만 25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일 생업을 위해 도로를 누비는 택시 운전자들의 불만이 극심하다.

그런데도 공사는 더디기만 하다.

도시철도 2호선 1단계는 당초 2026년 말 개통이 계획돼 있으나, 개통 시점이 두 차례 미뤄져 현재에는 2027년 개통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2단계 구간은 시공사 선정 유찰이 반복되며 착공이 지연되고 있고, 3단계는 예산 부족으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런 상황을 감안, 강 시장이 약속된 기간내 공사 완공을 통한 시민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강한 의지로 '시장직 담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는 국회의원 3선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지만, 현재는 선출직 행정가이다.

도로 공사가 완공되지 못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그만 둔다면 다른 시정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기정 광주시장(오른쪽)이 광주 북구 신안교 호우피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2025.07.20ⓒ광주시

그의 이번 발언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에 따른 조바심으로 비춰진다.

강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차기 광주시장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경쟁 후보에 고전하는 결과가 나왔다.

광주MBC와 무등일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가 공동으로 지난달 20~21일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실시한 광주시장 후보군 선호도 조사에서 강 시장은 22%를 얻는 데 그쳐, 30% 지지를 받은 민형배 국회의원에 비해 8%p 뒤졌다.

남도일보가 지난달 27~28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광주시장 후보 지지도에서는 36.2%를 얻은 민형배 의원과 격차가 더 벌어져 20.1%에 머물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욱이 지난 6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 '호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구체적으로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현실적인 대안을 밝혀 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면서 비난은 빗발쳤다.

광주경실련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호응하지 못했고, 무능하고 답답한 모습만 보였다"고 혹평했다.

이를 두고 강 시장은 이달 1일 직원 정례조회에서 "무능한 시장으로, 준비 안 된 광주시로 한순간에 낙인찍히고 말았다"며 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광주광역시

현재 강기정 시장 체제의 광주시 행정은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통령이 나서 해결책을 제시한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비롯해 민선 8기 들어 8000억 가까이 늘어난 부채, 호남고속도로 확장 공사, 영산강 익사이트존 조성사업 관련 경찰의 압수수색에 따른 강제 수사, 문화경제부시장 장기 공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다만 복합쇼핑몰 유치, AI산업 확대, 무등산 정상 개방 등의 성과도 인정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5 상반기 광역자치단체장 직무 수행평가'에서 강 시장은 52%의 긍정평가를 받으며 특·광역시 자치단체장 중 1위를 차지한 것은 그에게 위안이 된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강기정 시장은 오랜 정치적 내공을 바탕으로 한 강한 추진력이 장점으로 평가되지만 불통과 독단이라는 상반된 이미지가 공존한다"면서 "이번 '시장직 걸기' 배수진처럼 강 시장의 진심이 광주시민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그의 재선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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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광주전남취재본부 박진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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