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MBC 순천 이전 계획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수MBC가 23일 전남 여수시의 사옥 이전 관련 공론화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여수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여수시가 사옥 이전과 관련해 공론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해 왔지만, 협의체를 구성하는 기관과 단체들이 '여수MBC의 경영정상화'를 논의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급변하는 방송 산업과 콘텐츠 유통 환경에서 생존의 활로를 찾는 일은 매우 복합적이고 전문적 영역이며 그 주체는 바로 미디어 기업인 여수MBC가 돼야 한다"며 "시와 시의회, 시민단체와 방송 콘텐츠 사업체의 경영 정상화를 논의한다는 구상이 회사의 입장에서 본질적으로, 그리고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여수MBC가 상법상 주식회사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며 "여수MBC는 공적 소유구조인 대주주 외에 민간 자본인 소주주 보유 주식도 50%에 육박하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체계하의 책임 경영 구조에서 자치단체, 시민사회와 공개적으로 핵심 경영 현안을 협의한다는구상을 본사 이사회나 주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여수MBC는 "그동안 여수시와 행정적 협조가 가능한 수준의 협의를 5년가까이 지속해 온 것은 사옥 이전이 시급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7월 15일 여수MBC 대표이사와 간담회 자리에서 정기명 여수시장도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정 시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여수MBC의 협조 요구에 응하지 못한 점 미안하다. 지역사회에서 대책도 없이 공론화 과정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며 "이 같은 만남 이후 불과 이틀 만에 나온 정 반대 의미의 여수시 입장문과 협의체 제안을 저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여수시는 대상 기관과 인원, 시기를 정해 참여를 압박하는 듯한 협의체 제안에 앞서 상호 존중의 기반 위에 서로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는 진정성있는 소통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정기명 여수시장은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여수MBC는 지금이라도 이전계획을 철회하고 사옥이전과 정상화를 위한 공론화 협의체 구성에 참여하는 것이 지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수MBC는 사옥 이전의 이유로 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근무환경 열악과 심각한 경영난을 들고 있지만, (일부) 언론에서 '타 지자체로의 이전이 당장의 경영정상화를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고, 근무환경은 지역 내에서도 얼마든지 개선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여수MBC의 주장은 납득도, 받아들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여수시의회도 같은 날 오전 전체 의원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MBC 이전 계획 중단 및 여수시의 책임 있는 공론화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며 "여수MBC가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순천 이전'을 기습적으로 언급하며 지역사회를 혼란과 분노에 빠뜨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급기야 23일에는 '여수MBC 이전 규탄대회 및 삭발식' 자리에서 백인숙 의장과 문갑태 부의장이 삭발을 단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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