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박찬대 두 당대표 후보(기호준) 간 펼쳐진 2차 TV 토론에서 양 후보는 대체로 비슷한 방향성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간간이 뼈 있는 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토론 사회자의 공통 질문이었던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인선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먼저 박 후보는 "지금은 우리가 점수를 매길 때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즉답을 피했다. 박 후보는 "사실 높은 점수를 드리고 싶다"면서도 "이제 인사를 막 했던 것이고, 성과를 보고서 점수를 드려야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앞서 박 후보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당 현역의원 중 유일하게 자진사퇴를 촉구했던 일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다만 "경제부처는 경제인에게, 노동부처는 노동운동가에게, 행안부·환경부·법무부처럼 정책조정 능력이 요구되고 있는 부처에는 정치인을 발탁했다"며 "이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철과 용인술에 실용적·통합적 인사가 반영된 것 아닌가"라고 구윤철 경제부총리나 김영훈 노동부 장관, 정성호 법무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성환 환경부 장관 등 기용에는 상찬을 보냈다.
반면 정 후보는 "90점 이상, 99점까지 점수를 주고 싶다"며 "실사구시형 내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을 시켰듯이 과거에 무엇을 했든 현재 앞으로 잘할 장관이라면 과감하게 발탁한다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극찬을 보냈다.
정 후보는 "60년 만에 안규백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을 임명을 했고, 한반도 평화통일 정책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두 번째 임명을 했다. 굉장히 잘한 인사라고 생각하고, 권오을 보훈부 장관도 매우 잘한 인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정부 내각 인사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인사가 잘된 예로 거론한 장관들은 한 명도 겹치지 않고 엇갈린 셈이다.
역시 사회자 공통질문이었던 '지금 민주당에는 이런 당대표가 필요하다'라는 질문에 대한 질문도 묘한 대조를 보였다.
박 후보는 "당정대 원팀을 완수하고, 내란 종식과 개혁 완수,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킬 당 대표는 '3통 대표'가 필요하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통해야 하고, 당원들과 통해야 하고, 국민들과 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같은 질문에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 강력한 개혁 당대표"라며 "검찰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 강력한 개혁 당대표, '전투 모드' 정청래를 선택해 달라"고 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는 정 후보가 "수시로 '통합·협치'를 말씀하시는데, 실제로 대표가 되신다면 통합·협치 대표가 되겠나, 개혁 대표가 되시겠나"라는 질문을 하자, 박 후보는 "저는 내란세력과는 절대 타협·거래가 없다는 것을 여러 번 천명해 왔다"며 "아직도 내란의 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김문수가 다시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오고 있는 이 상황에서 협치는 있을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농가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갔던 일을 언급하며 "수박밭에 가서 썩은 수박을 내던지면서 농부의 한숨을 보았다"고 하기도 했다.
대야관계 등 정치적 현안이나 사회분야의 검찰·사법·언론개혁 의제에 대해서는 두 후보자 주장에 거의 변별점이 없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해서나 대법권 증원, 법왜곡죄 신설 등의 주제에 대해서도 두 후보 모두 강경론에 가까운 입장을 견지했다.
현재 가장 뜨거운 현안인 통상 문제에 대해, 정 후보는 "이번에 못해도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소고기 수입 같은 경우 30개월 월령 이내로만 우리가 수입하는데 30개월 이후 것도 수입하라고 한다든가 우리 농민과 축산농가에 굉장히 불리한 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정부에서 이 부분만큼은 좀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박 후보 역시 "30개월령은 광우병과 관련된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부분"이라며 "국익을 위한 외교 협상을 진행하겠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서 협상을 해가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같은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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