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전북자치도 익산시 모현동1가 세심빌 3층 건물은 육안으로 봐도 노후화가 심각했다. 1700㎡의 부지에 넓은 주차공간을 자랑했지만 차량은 1대도 없어 휑뎅그렁한 모습이었다.
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서장 박성수)가 유일하게 보유한 '직원 관사 풍경'은 이렇게 주변 신도심의 깔끔한 건물과 대비되며 더욱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익산경찰서(서장 박성수)의 장거리 출·퇴근 직원이 매년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관사는 5%에도 못 미치는 등 '쥐꼬리' 상태이어서 신축 확장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익산서는 현재 519명의 직원 중에서 34%인 176명이 전주와 군산, 완주 등지에서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비연고자에 해당한다.
하지만 익산서가 직원들을 위해 보유한 관사는 모현동의 오래된 3층 건물(2세대) 1동과 임차 4세대 등 총 6세대 7명 입주에 불과한 실정이다. 비연고자 중 관사에서 생활하는 '관사 입주율'이 4.0%에 불과한 셈이다.
익산서 보유관사는 경찰청 소유의 부지면적만 1700㎡에 달하지만 건물 연면적은 146㎡에 불과해 관사 건물이 전체 부지의 약 8.5%만 차지하는 등 공간 활용의 비효율성을 지적받고 있다.
현재 관사 거주 인원은 고작 2명에 만족하는 등 매년 늘어나는 전입직원 중 관사 입주희망자의 수요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다 지난 2001년에 취득한 건물의 노후도가 24년을 기록하고 있어 구조적 안전성이 떨어지며 누수와 결로 현상 발생은 물론 균열 노후화 등으로 매년 유지비마저 눈덩이를 이룬다.
관사 입주가 불가능한 170명의 원거리 출·퇴근자 경찰은 가뜩이나 격무에 시달하는 상황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심야에 운전을 해야 하는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푸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익산에 연고를 두지 않은 원거리 출퇴근 직원들은 교통사고 등 안전문제까지 걱정한다"며 "널찍한 부지에 많은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관사 신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서는 총사업비 35억원을 투입해 현 관서의 건물 연면적을 8배 이상 대폭 늘린 1200㎡로 확장 신축할 경우 입주세대를 30여 세대로 늘릴 수 있어 직원들의 장거리 출퇴근 피로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산서 관서의 건물 노후화는 이뿐이 아니다.
삼기파출소는 2100㎡의 부지에 150㎡의 건물이 들어서 있지만 건축년도가 1988년이어서 경과년수 40년을 바라보고 있다.
1989년에 건설된 황동파출소와 이듬해에 완공된 오산파출소도 건물이 오래된데다 부지면적(700~860㎡)대비 건물(130㎡)이 너무 협소해 민원인 이용의 편리성 추구는커녕 치안서비스 품질 개선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산서는 이들 3개 파출소의 신축 확장도 필요하다고 보지만 건물을 3배로 확장하기 위한 사업비만 60억원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서도 경찰관서 개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익산서는 지난 24일 경찰서 내 회의실에서 경찰관 직원관사와 파출소 신축을 위한 예산확보 TF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관사와 일부 파출소의 노후화로 시설 전반에 개선이 필요해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공간 재구성과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사의 경우 대지규모에 비해 실제 건물 면적이 협소해 공간효율이 떨어지고 실거주 인원 수용의 어려움이 눈덩이를 이루고 3개 파출소 역시 현장의 실무환경에 적합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수 익산경찰서장은 "파출소는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최일선의 치안서비스 공간"이라며 "관사는 경찰관 복지 향상을 위한 주거공간인 만큼 환경개선을 위해 관련 기관과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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