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물건도 기계도 다 젖어서 장사도 못해요. 하루 벌어 임대료 내기도 힘든데 보상 이야기는 늘 뒤로 밀립니다. 2년 전에도 보상까지 1년이 걸렸습니다. 올해는 어떨지 정말 지칩니다."
31일 오전 6시17분께 광주 서구 금호지구 도시철도 2호선 2공구 공사구간 인근에서 상수도관 파열 사고가 발생, 9000톤이 넘는 물이 분출돼 인근 상가 최소 18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도로 통제도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이강 서구청장은 이날 오후 금호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도시철도건설본부, 상수도본부, 구의회, 주민자치회, 상가대표 등 30여명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피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신속한 복구·보상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상가·주민들은 "2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로 60% 보상밖에 못 받았고 이번에도 물건 침수, 장비 고장, 매출 손실까지 속수무책"이라며 "선지급 등 현실적 보상과 안전대책, 영업손실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민생소비 쿠폰으로 이제 장사가 잘되려고 하는데 봉변을 당했다"며 "기존에도 지하철 공사로 매출 하락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설상가상"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속옷가게 점주는 "인도 쪽 지반침하되고 가게 앞에 사람이 빠질 만한 큰 싱크홀이 생겼는데 문자 말고는 실질적 대응은 없다"며 "올해 6월 끝내겠다는 공사는 끝나지도 않고 아무 설명이 없다"며 불신을 표출했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올해 6월 도로포장이 끝날 예정이었으나 암반층, 예상치 못한 지장물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며 "건축사·구조기술사 등 전문가 3명을 주민이 직접 선정해 안전점검을 하면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고 안내했다.
보상에 대해선 2023년 시와 주민이 선정한 손해사정인의 평균을 지급하는 대신 손해사정인·감정평가사를 주민 추천제로 운영하고 장비 역시 감가상각 없이 현 시가 기준 피해를 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구청 안전총괄과는 20곳 중 진입 가능한 18개 상가에 대해 응급안전점검을 끝냈고, 도시철도건설본부가 시청 사회재난과와 협의해 정밀안전진단도 병행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서구청에서 피해 접수처를 마련하고 적극행정을 위한 담당자를 지정하겠다. 또한 구청 직원들이 민생소비쿠폰을 피해 상가에서 우선 사용하게 할 것"이라며 "피해복구와 안전점검, 행정적 지원에서 구청이 소통채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피해 상황 정리를 위한 인력 지원은 시와 협의해 자원봉사센터 등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도 "대형마대로 인도를 확보하고 도로개방을 신속히 하겠다"며 "피해접수를 위해 관련 문서·현장사진을 잘 남길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피해 점주가 선임한 손해사정인과 서구청 관계자가 주민 피해 정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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